금속노조 경주지부(지부장 한효섭)가 직장폐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발레오만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8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또한 9일부터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선다.

경주지부 소속 조합원 2천여명은 8일 낮 2시 경주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발레오만도 불법직장폐쇄 철회 △용역깡패 철수 및 성실대화 촉구 △강기봉 사장의 사죄 △경찰의 노동탄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발레오만도지회 정연재 지회장은 “발레오 자본은 외환위기 이후 1,650억원이라는 헐값에 회사를 사들인 후 5년 간 원금 회수는 물론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며 “이제와 매각이나 청산을 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먹튀행각”이라고 성토했다. 이날 집회에서 지부 지회 임원 7명은 파업투쟁 승리를 다짐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시민선전전을 벌이며 발레오만도 회사까지 행진했다.

발레오만도 자본은 지난달 16일 노동조합의 투쟁을 핑계로 새벽 기습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발레오만도지회는 지난 2월 단체협상을 어기고 경비직 아웃소싱을 밀어붙이는 회사에 맞서 투쟁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파업이나 생산시설 점거처럼 강도 높은 형태의 투쟁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노조는 회사가 노조 파괴를 위해 ‘준비된’ 도발을 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회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과 공문을 통해 업무복귀를 통보하고 교섭도 요청했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는 지회 조합원들이 생산을 위해 현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도 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용역깡패를 동원 조합원들에게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아대는 불법을 저지르기도 했다. 직장폐쇄 기간이라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을 막는 것은 불법이다.

금속노조는 발레오만도 문제가 단사를 넘어 경주지부 차원에서 노동조합 명운이 걸려있는 사안이라 판단,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노조는 일단 이번 주 안에 영남권 집중으로 경주지부 파업을 엄호하는 투쟁을 준비 중이다. 사태 해결이 안 되면 다음 주 중으로 노조 차원의 집중 투쟁도 배치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특별결의를 9일 대의원대회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경주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대책회의를 열고 경주지부의 연대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일과 4일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조합원들 40여명을 강제 연행하기도 했다.

경주지부의 전면파업은 현대자동차 생산에도 영향이 크다. 발레오만도는 현대차 1공장과 4공장에 직접 납품하는 회사며, 같은 경주지부 소속인 에코플라스틱과 다스는 현대차 전 공장에 납품하는 주요 부품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