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광주전남지부는 한국쓰리엠 공장앞에서 400여명이 모여 '노동기본권 쟁취 한국쓰리엠 단협투쟁 승리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손상용

노동탄압 잡화상이라는 한국쓰리엠 공장 앞에 광주전남 금속노동자가 모였다.

7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장영열)는 나주시 문평공단 한국쓰리엠 공장앞에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노동기본권 쟁취 한국쓰리엠 단협투쟁 승리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한국쓰리엠지회(지회장 박근서) 나주공장 조합원 230여명은 4시간 파업을 하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한국쓰리엠(대표이사 프랭크 알 리틀)은 미국계 초국적기업으로 3M(쓰리엠)이 100% 투자한 회사다. 회사의 연간 매출액이 1조 1천억원대로 영업이익은 1천억원, 1인당 매출액은 8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지난 해 5월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

조합원 2명 해고, 151명 징계, 50여명 고소 남발

한국쓰리엠은 지난해 8월말 임금협상이 끝나자, 노동조합 탄압 전문가인 박원용(전 발레오만도 상무이사)씨를 경영본부장으로 영입해 탄압에 나섰다. 현재까지 조합원 2명을 해고하고, 정직 감봉 등으로 151명 (조합원 30%)을 징계했다. 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조합원만 50여명에 달하고 있다.

지회는 “조합원들은 승진에서 제외한 반면, 회사 간부는 직급과 권한을 남용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암웨이 제품 강매, 여성 성희롱, 부서 회식비를 가족 회식비로 유용한 사실들이 드러났음에도 회사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의 노조 탄압을 규탄했다.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지회 정우현 조합원은 “회사가 ‘지회에서 임금을 더 올리려고 파업을 한다’며 악선전까지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우리는 임금 때문이 아니라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회사의 부당한 행태와 억압적인 자세, 차별적 대우에 분노한 것이다”며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쓰리엠지회 조합원들은 풍물패와 율동패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 날 결의대회에서 율동패가 힘찬 몸짓으로 참석자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손상용

지난 해 5월 지회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투쟁을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은 스스로 풍물패와 율동패를 만들었다. 지역의 크고 작은 집회에 문화패가 항상 연대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도 풍물패가 사전 길놀이를 진행하여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율동패는 힘찬 몸짓으로 참석자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프랭크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 해결하라”

지회는 지난 해 12월 10일부터 현재까지 한국쓰리엠 서울본사로 상경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20여명씩 1주일간 서울에서 숙박을 하며 본사 앞에서 집회를 한다. 박 지회장과 프랭크 대표이사의 직접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회사는 면담조차 거부하고 지회의 요구를 일체 수용하지 않고 있다.

▲ 한국쓰리엠지회 박근서 지회장이 결의대회에서 투쟁의 결의를 밝히고 있다. 손상용

지회는 현재 △해고 조합원 2명 복직과 150여명의 징계 및 고소고발 철회 △용역깡패 철수 △2009년 단체협약의 조속한 타결 △노사 대표자간 면담을 촉구하며 지난 달 5일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의 사업장만이 아니라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의 각 시군지부에서도 총출동하여 함께 했다. 특히 나주시에 근래 없었던 대규모 노동자 집회에 경찰까지 긴장, 무려 7대의 경찰버스가 배치됐다. 회사측의 전기공급 차단으로 결의대회 시작이 지연되었지만 큰 충돌없이 집회는 마무리됐다.

광주전남지부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한국쓰리엠지회의 단체협약과 해고자 복직 등 현안 문제를 일괄타결하기 위해 총력투쟁할 계획이다. 지부는 회사가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지회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시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