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정이 끝내 무산됐다. 환노위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노조법 개정안 상정 여부를 다루려고 했으나 한나라당이 동의하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 여당은 23일 오후 노조법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야당에 공식 통보했으나 24일 이를 다시 뒤집었다. 이에 야당과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범관 한나라당 간사는 지난 23일 노조법 개정안을 상정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모두들 상정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날 밤 자정 상정 못한다고 다시 알려왔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추측컨대 당정청 회의를 한 뒤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입법권마저도 청와대 지시에 따라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범관 간사는 “남의 당 사정을 다 본 것처럼 추측성 발언은 삼가 달라”며 “이 법안은 노동계 모두가 찬성하는 게 아니란 걸 우리도 안다”고 주장했다. 환노위원장이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상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야4당과 양대 노총 합의로 발의한 노조법을 원천적으로 틀어막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연히 환노위가 다뤄야 하는 문제이니, 여당 간사가 완강히 상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위원장이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23일 지방에 있다가 노조법 개정안이 상정된다는 이야길 듣고 부랴부랴 올라오다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양대 노총이 찬성하는 개정안을 남은 회기 동안 여야 간사가 더 논의하고 정 안 되면 직권으로라도 상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논평을 통해 “23일 여야 간사가 노조법 개정안을 상정키로 합의해 놓고 청와대 말 한 마디에 여야 합의도 당론도 모두 휴지통으로 갔다”며 “대한민국이 최고권력자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전제 왕조국가냐”고 비난했다. 연윤정 기자. 매일노동뉴스(labortoday.co.kr) 기사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