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실 2024-11-06 06: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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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안규백 지부장 기자 간담회 열어
단체교섭 평가, 미래 전망, 사회 연대 사업 등 설명
안규백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이 5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미래차 전환이 불확실한 GM(지엠) 한국 공장, 물량을 담보로 한 글로벌 지엠의 협박 같은 압박, 외투 기업의 구조적인 한계, 지역 내 완성차 공장 노조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 폭 넓은 사회 연대 사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문까지. “너무 많은 현실의 벽들” 앞에 선 안규백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그 벽들을 단 몇 개라도 넘어볼 수 있도록 더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안규백)는 5일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지부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단체교섭 평가부터 한국지엠 공장의 미래, 사회 연대 사업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단체교섭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1차 잠정 합의안은 조합원 과반 이하 찬성률(47.8%)로 부결됐다. 2차 잠정 합의안은 60.3% 찬성률도 통과됐다. 교섭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23차 교섭이 이뤄졌고, 113일이 걸렸다. 조합원들의 파업 시간은 각자 74시간이었다.
안규백 지부장은 “1차 잠정 합의안은 찝찝했고 2차 잠정 합의안은 스스로 비참하고 처참했다”며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합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다만 무파업 기조 속 파업다운 파업 투쟁을 전개하는 등 교섭 과정이 부끄럽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올해 한국지엠지부의 핵심 요구안 중 하나는 명확한 미래 발전 전망 약속(개발-생산 로드맵 확약 등)이었다. 단체교섭 결과 사측은 발전 전망 관련 “생산 물량 및 라인업 최적화를 통해 직원들의 고용 안정에 집중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약속은 아니었다.
안규백 지부장은 “외투 기업 노조의 암울한 현실”이라며 “외투 자본은 끊임없이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요구한다. 강제할 수도 없는 신기루 같은 합의를 위해서 노조는 뭔가를 또 양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한국지엠 부평·창원 공장을 각각 방문한 젠스 피터 클라우센 지엠 글로벌 제조 부문 총괄 수석부사장은 “추가 투자는 노사관계에 달려 있다”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점진적인 투자 계획이 있을 수 있지만 특별하게 말할 것은 없다. 한국지엠의 올해 단체교섭을 바라보며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안규백 지부장은 “미래 전망 관련해서 교섭 석상에서 한국지엠 경영진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며 “노조와 교섭한 뒤 사측은 글로벌 지엠과 또 일종의 교섭을 한다. 글로벌 지엠의 승인이 나야 합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사측이 지키지도 못할 것이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문구에 매달리기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담는 방향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전환하는 모든 정책 등이 ‘올 스톱’돼 있다”며 “지부는 단체협약상 기구를 통해서 구체적인 물량을 확인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사측은 ‘미국 대선이 끝나야 확답을 줄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의 발전 전망은 내년 단체교섭에서도 한국지엠지부의 핵심 요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규백 지부장은 “(미래차 생산은) 한국지엠의 안정적 운영과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라면 없어서는 안 되는 사안으로 내년 단체교섭에서 중요한 요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규백 지부장은 “(지난달 부평공장에서 만난)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이 PHEV(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 한국지엠 생산 재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신차 생산에 필요한 6,000억 원대 투자 금액을 지엠이 투입할 것인지는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올해 3월 한국지엠 측은 안규백 지부장에게 지엠 본사에서 검토 중이던 PHEV 생산, 개발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는 통보를 한 바 있다.
한국지엠지부는 사회 연대 사업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한국지엠 공급망에 속한 노동자들의 네트워크,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를 출범시켰다. 또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악취, 유해 곤충 증가의 원인인 세월천 생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완성차 공장, 한국지엠 부평공장 아카이빙(조사·기록·전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안규백 지부장을 비롯해 한국지엠지부 상집 간부 36명은 올해 단체교섭 기간에 벌인 파업 시간 74시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해 마련한 재원으로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 기금을 비롯해 16개 시민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안규백 지부장은 “현장을 돌면 노조가 왜 공장 담벼락을 넘으려 하느냐고 하는 조합원들이 정말 많다”며 “그래도 차분하게 설명하면 10명 중 9명은 지부의 방향에 동의한다. 더디더라도 사회 연대 사업은 노조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지부장은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일방적으로 폐쇄됐을 당시 말이 좋아 희망퇴직, 사실상 절망퇴직을 선택한 조합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며 “당시 기사에 조합원의 자살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노조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기에 이런 죽음 앞에서도 조롱과 혐오의 대상이 될까 큰 상처로 남았다. 노조를 향한 혐오의 시선을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우리의 임금, 우리의 성과급이 아닌 공장 담을 넘어 더 폭 넓게 연대하고 지역의 문제에 책임 있는 주체로서 고민하다 보면 노조가 사회적 힘을 가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이렇게 해야 노조에 가해지는 일방적인 린치 같은 혐오의 시선도 거둬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민주노총의 정권 퇴진 운동에 대해선 “왜 박근혜 정권 퇴진 광장 때처럼 지금 불이 붙지 않는지 많은 이들이 고민한다”며 “나는 그 속에 답이 있다고 본다. 박근혜 정권 퇴진 이후 우리 사회는 바뀌지 않았다. 지금도 윤석열 정권 퇴진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것이 우리의 실력이고 수준이다. 현재 시스템에서 어떤 지점이 문제인지, 정확한 대안은 뭔지 같이 제시돼야 한다고 본다”고 안규백 지부장은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지부는 민주노총의 정권 퇴진 총궐기에 적극적으로 복무할 것”이라고 했다.
임기의 절반이 지나는 지점으로 향하고 있는 안규백 지부장은 “28기 집행부 2기에는 걸음마 수준인 사회적 힘을 모아가며 노조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따뜻한 연대의 시선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 임금협약도 차질 없이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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