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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 편히 잠드소서"......고 장준하 선생 안장식

친일 타도 | 2013-03-30 18:47:23

조회수 : 4,239

30일 오후 3시 경기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 공원. 트럼펫 연주로 찬송가가 흘러나오고 시민들은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장준하 선생님 편히 잠드소서. 민주주의· 민족통일 이뤄내겠습니다”고 외쳤다. 이어 태극기에 덮혀졌던 관이 땅속으로 내려졌다.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유신 독재에 맞서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장준하 선생의 유해가 이날 안장됐다. 안장식을 앞두고 진행된 추도식에서 독립운동가 이윤장씨(92)는 “아직 그대에게 ‘편히 쉬라’는 말을 못할 것 같다”며 “그대가 이루고자 했던 조국의 완전한 독립,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민주주의, 7000만 겨레가 하나되어 어깨 춤을 추는 그날을 이룬 뒤에야 ‘편히 쉬라’는 말을 하러 오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서울광장에서 발인제가 열렸다. 장 선생의 부인 김희숙씨(88)와 아들 호권·호성씨 등 유족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등 정치인·종교인·시민 1500여명이 참석했다. 안충석 신부는 발인제 이후 열린 추모예식에서 “(장준하 선생은)가슴에 피눈물을 삼키며 투쟁을 했다”며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며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선생이 영면할 수 있도록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故) 장준하 선생 겨레장 발인제를 마친 운구행렬이 서울광장을 떠나 노제가 열리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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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제를 마친 뒤 시민 600명은 장 선생의 대형 그림과 대형 태극기, 100여개의 만장과 함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까지 추모행진을 벌였다. ‘당신의 등불 우리가 들겠습니다’ ‘겨레의 선구자 장준하여, 영원하라’ 등의 만장에 쓰인 글귀가 바람에 나부꼈다.

이어 오전 11시 30분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노제에서 한완상 전 통일 부총리는 “37년동안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는 용기가 부족해 침묵했다.부끄럽다”면서 “장 선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규명만이 용서와 화해의 새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장은 “타살이 밝혀졌지만, 아직도 누가 장 선생을 돌아가시게 했는지 모른다. 살아있는 우리가 이를 밝혀야 두번 다시 이와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故) 장준하 선생 겨레장 발인제를 마친 운구행렬이 서울광장을 떠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도착하여 수감되었던 독방을 둘러본뒤 부인인 김희숙여사(왼쪽), 아들 장호권(왼쪽 두번째)씨가 눈물짓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유족과 시민들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서대문 형무소 12옥사 독방을 들렀다. 2.4㎡(0.7평)의 이곳은 1966년 장 선생이 ‘특정재벌 밀수진상 폭로 및 규탄 국민대회’에서 “박정희란 사람은 우리나라 밀수 왕초”라고 비판한 것이 문제가 돼 수감됐던 곳이다.

13살, 11살 아들과 함께 노제를 찾은 이용복씨(46)은 “독립운동가이자 올바른 정치인의 표상인 장 선생의 모습이 교육이 될 것같아 아이들을 데려왔다”며 “독립운동 등으로 진짜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반면 친일파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현대사의 비극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전효근씨(32)는 “현대사에서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것, 또 이를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나누는 것이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해 이 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장준하 공원에 고 장준하 선생의 유해가 안장되고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han.co.kr

안장식에 참석한 박희성씨(78)는 “친일 행각을 벌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무서워했던 사람이 독립운동가 출신 장준하 선생이었을 것”이라며 “박정희 정권을 대신해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선생은 지난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시 약사봉에서 숨진채 발견됐다.38년간 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고, 지난 26일 “머리를 가격 당해 숨진 뒤 추락했다”는 법의학자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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