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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신의칙’ 남용 제동 판결

경향신문 | 2014-09-29 03: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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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신의칙’ 남용 제동 판결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노사가 임금총액 기준으로 임금 인상폭을 결정하면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배제하기로 합의한 것이 아니라면 노동자들이 추가로 법정수당 등을 청구하더라도 ‘신의칙(信義則)’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용자가 우월적 지위에서 체결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배제했더라도 이 근로계약·취업규칙만을 근거로 신의칙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은 지난 19일 도로공사 충주지사 안전순찰원 16명이 ‘상여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시급을 기준으로 법정수당을 지급하라”며 소속 협력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본급의 300%를 12개월로 분할해 매달 지급한 상여수당과 매달 일정금액이 지급된 현장수당,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해 지급된 교통비·식대를 모두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 인정되는 통상임금에 포함시켰다.

도로공사 협력업체는 “원고가 (취업규칙에 대한 동의를 통해) 기본급만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해놓고 이제 와서 다른 수당까지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연장근로·연월차 수당 부족분 3년치를 추가로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서정환 도로공사 안전순찰원노조 위원장은 “순찰원들의 임금은 도로공사와 협력업체가 체결한 기본설계금액을 토대로 개별근로계약을 통해 정해질 뿐, 단 한번도 노사 간 단체협약을 통해 임금 인상폭을 결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하는 법정수당이 포함된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폭을 정하는 방식의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이뤄진 노사 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면 추가 임금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될 수 있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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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종전 노사 합의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더라도 신의칙 요건을 갖춘 경우 과거 3년치 미지급 임금에 대한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후 사측이 신의칙 기준을 남용할 가능성에 처음 제동을 건 것이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대법 판결 후 지난 1월 ‘노사 간 지도지침’을 통해 신의칙이 적용되는 노사 간 합의에 단체협약 외에 ‘묵시적 합의’나 ‘근로관행’까지 포함시켜 노조 없이 개별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만 적용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도 신의칙을 확대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해 논란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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