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2011-02-11 18: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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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파악된 경우만 벌써 11명째라고 한다. 2011년에 들어서만도 벌써 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멀리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쌍용자동차 퇴직 노동자들의 이야기이다. 2009년 8월 파업이 끝나고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공장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상하이 자본이 먹고 튀면서 버린 쌍용 자동차에서 강제로 퇴직당한 노동자들의 상태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급전직하’라고 할 수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황량한 실업의 들판에 내동댕이쳐졌다. 강제로 쫓겨나면서 이들은 고용보험에서 주는 실업수당과 위로금이나 퇴직금을 받았다. 하지만 이 돈만으로 1년 이상을 버티는 일은 불가능했다. 파업 당시 노동자들 대부분은 이미 채무상태였고, 정리해고에 맞선 파업 기간 동안 81.9%는 채무가 늘었다. 파업 기간 늘어난 빚 규모는 평균 1400만 원 정도였다. 그나마 받았던 실업 수당은 이미 끊어졌고, 위로금과 퇴직금은 이제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1년 6개월을 버텼지만 이제부터 추락의 고통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재테크라도 해서 성공을 했다면 모를까 그런 일을 상상할 수 없는 보통 노동자들은 몸으로 먹고 사는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냉대와 뻥으로 가득 찬 정책뿐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평택시를 고용촉진지구로 선정하며 강제 퇴직 이후 일자리 창출과 알선 등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실적 하나 남기지 못하고 정부 돈만 받아먹는 이상한 업체들 배만 불려주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은 일용직 일거리라도 찾아 전국을 헤매고 돌아다녀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전에 맺었던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부부 금술도 깨질 수밖에 없다. 파업 직후 조사에 의하면 부부 관계는 43.5%가 악화됐다고 응답했고, 동료와의 관계는 81.4%, 이웃과의 관계는 84.1%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같이 일하던 노동자를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누면서 동료 관계가 파괴되고, 일가 친척들마저 흩어지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부부관계에 금이 간다면 과연 사람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유병율이 42.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우울증 증세였다. 심리 상담이 필요한 이상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71.1%였다.
우리는 우울증을 앓는 연예인들이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가끔 접한다. 그 소식에서 연예인들이 겪은 심적 고통에 대해서 말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 그만큼의 관심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 하나로 수천 명을 거리로 내몰고서도 그들이 겪고 있는 끔찍한 생활고와 심적 고통에 대해서 따스하게 어루만지기는커녕 죄인 다루듯 하는 법 체제와 언론, 정부 태도는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누구도 이들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요구할 수 없다.
지금 쌍용차는 한창 새로운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마힌드라라는 인도 기업에 넘긴단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핵심 채권단들은 거의 손해를 보지 않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마힌드라에게도 이런저런 특혜가 이루어질 것이 뻔하다. 그런데 그런 거래의 자리에 ‘무급휴직자 복직’ 문제와 ‘정리해고자 원직복직’ 문제는 다루어지지 않는다. 현대차에서도, 대우차에서도 그랬는데 쌍용차에서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한줄기 희망이라도 안고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