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의 죄를 사하소서\'
[이데일리 조영행기자]\"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주님 보다 자동차 산업에만 의존하는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 발명과 생산성, 번영을 회복케 하옵소서. 예수의 이름으로 미시간주의 한 시민이 기도 드립니다.\" GM의 뷰익 공장이 있는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앤 아버로 가는 고속도로변에 최근 등장한 대형 옥외 광고판의 문구다. 언뜻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이 광고판의 메시지는 `이제 다 죽어가는 자동차 산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다른 산업에도 신경을 쓰자`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대로 디트로이트를 포함하는 미시간주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심장부로 일컬어지는 지역이다.
자신의 사재를 털어 이 광고를 내건 미시간 시민은 래니 존슨이라는 이름의 은퇴한 정형외과 의사. 올해 71세의 존슨은 자동차산업의 침체로 지역경제가 죽을 쑤고, 실업률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정부가 자동차산업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다른 산업에도 관심을 기울이라는 뜻에서 이런 광고를 시작했다.
그는 이 광고를 위해서 2개월 동안 4개의 옥외광고판을 임대했다. 다른 3개의 광고판은 미시간의 주도인 랜싱 주변에 설치돼 있다.
이 같은 광고가 등장한 것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때문이다. 미시간주는 소득 상위권 근로자가 10명 가운데 7명 꼴로 자동차 산업에 연관돼 있을 만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존슨의 사촌들과 삼촌도 미시간주 플린트에 있는 뷰익 공장에서 일을 했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업체의 위기와 함께 미시간의 경제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미시간의 실업률은 올해 6.8%로 치솟으며, 미국 50개 주 가운데 미시시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GM의 경우 2008년 까지 생산직 근로자 2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부품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대형 부품업체 일부가 파산했고,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도 파산위기에 몰려 있다. 살아남은 업체들은 계속해서 생산지를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
\"의지하는 것이 잘못되면, 뭔가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고 존슨은 말한다. 그가 이런 광고를 내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시간주에서 사업을 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최근 골프 클럽 제작회사를 시작하면서, 자동차 산업에만 지원이 집중돼 다른 사업을 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자동차 산업 밖에 모르는 주정부의 태도를 `맹목적인 우상숭배`로 비유하며 이제는 자동차 이외의 분야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한편 옥외광고 대행사인 아담스 아웃도어 애드버타이징은 구체적인 광고비를 밝히지 않았지만, 2개월간 4개의 광고판을 빌리는 데 최소 1만6000달러에서 최대 4만 달러가 든다고 소개했다.
존슨의 광고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회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체념마저도 묻어나, 미국민들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