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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9월 이전 Q&A

특수고용노동자의 삶과 보호법안의 필요성

해바라기 | 2005-10-24 09:10:52

조회수 : 1,430

특수고용노동자의 삶과 보호법안의 필요성 2005.10.24
  
  
날로 강팍해져 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인간적인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특수고용 노동자의 경우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 아예 ‘노동자’도 아니라는 생각이 법원이나 일부 학자들을 지배하고 있다.

노동자의 희생을 재물로 삼은 고용의 특수화

정부도 노사정위원회에서 특위까지 만들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맥락 없는 논쟁으로 시간과 돈과 노력만 허비하고 있다. 이렇게 된 까닭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문제가 단순히 노동자/자영인의 구별 그 이상의 것임을 제대로 깨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산업조직의 변화 및 고용형태의 다양화로 노동자와 자본가적 기업이라는 전통적인 이분법에 의하여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중간영역의 노무제공형태, 이른바 ‘독립노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특수고용노동의 문제는 문자 그대로 ‘특수한’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러한 형태의 고용이 노동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노동법 및 사회보장법의 여러 권리들을 박탈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것이 위장자영인의 문제이다.

위장자영인은 실질적으로 노동자인데 사용자가 법의 허점을 악용하여 근로계약 대신 도급계약이나 위임계약 등을 체결함으로써 자영인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을 말한다. 위장자영인의 확산과 남용은 사용자의 그릇된 법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노동자인지 아닌지를 가름하는 법원의 판단기준이 지극히 모호하고 기계적인 탓도 적지 않다. 더욱이 지금 대개의 특수고용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업무나 업종은 처음부터 이러한 고용형태에 의하여 수행되었던 것이 아니라 기존에는 정규직 노동자가 행하던 것이었다. 즉 회사 측이 인건비절감이나 고용조정을 쉽게 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써 강제 또는 반강제로 이러한 고용형식을 도입 또는 전환시킨 것이다.

노동자의 희생을 재물로 삼은 고용의 특수화, 바로 여기에 우리나라 특수고용노동 문제의 본질이 있다. 또한 우리의 경우에는 사회보장, 사회복지 등 사회적 안정망이 매우 부실하기 때문에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을 경우와 그렇지 못할 경우 노동자가 받게 될 법적, 경제적 불이익이 다른 나라와는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따라서 그만큼 당사자에게는 절박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특수고용 노동자의 잇단 격렬한 사회적 저항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며 시대적 흐름이니 국가경쟁력이니 하는 막연한 주술로서 덮어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노동자의 권리 없는 특수고용직, 바람 앞 등불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유형, 즉 특정 사용자의 사업조직에 절대적으로 편입되어 있는 골프장경기보조원이나 학습지교사, 레미콘지입차주, 특정 보험회사 전속보험모집인 등의 직업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그 예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러한 직업군은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고 고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자영업자로서의 성격이 거의 없다. 다만 일부 개인화물운송사업자 정도가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유형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이들도 최소한 준노동자로 인정되어 파업권이 인정되는 등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노동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특수고용노동과는 그 성격이 똑 같지는 않지만 대개의 서구 국가에서도 독립노동자에게 노동법 규정이나 원리를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노동자와 개인사업자 사이의 중간에 위치한 법적 범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일관되고 안정적인 법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공통적인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기본권의 보장이 소득과 지위의 공정하고 균형 있는 분배를 실현하고 이를 통하여 사회적 연대와 정의의 토대를 마련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경우에는 전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나 사회보험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노동3권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없다. 실제 특수고용노동자는 사회적 약자로서 자신들의 직업적인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가입하려해도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사용자의 무분별하고 일방적인 계약해지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사용자들은 이들의 단체교섭요구에 대해서 대화를 일체 거부하고 있으며 심지어 집단적인 단체행동의 경우에는 단지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형사 처벌되는 등 반문명적인 상황까지도 벌어진다. 이들에 대한 적절한 법적 지위의 보장이 시급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독립노동 또는 특수고용노동 문제의 해법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본다. 한편에서는 독립노동의 증가에 따르는 허위, 가장의 위장자영인화를 방지하는 것과 다른 한편에서는 법적으로는 적어도 진정한 의미의 자영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경제적 조건이 노동자와 거의 다를 바 없어 노동법적인 보호가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보호를 하는 것이다. 비록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노동법적 보호가 필요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노동법의 기본적인 기능 중의 하나가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통한 사회적 응집의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노동법이 현대사회에서 노동형태의 변화와 진전을 받아들이고 이에 따라 변화할 경우에만 지속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 노동법을 탄생시켰지만 오늘날 쇠퇴해가고 있는 노동자/자영업자의 구태의연한 이분법적인 논리로서는 노동법의 본래적인 기능과 사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자본의 무절제한 욕망을 제어함으로써 껍데기로 변질될 수 있는 인간노동의 존엄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한다는 노동법의 역사적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노동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자본의 끊임없는 이윤추구 욕구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노동자의 자유에 대한 구속을 심화시키고 있는 특수고용과 같은 새로운 종속형태에 대한 법적 규율의 혁신과 이를 통한 자유의 보편적인 확대여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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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경 배 [ 순천향대학교 법정학부 ]

*** 출 처 : 한국노동혁신연구소 [혁신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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