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4년 9월 이전 Q&A

50년간 정리해고 없이 50년간 연속흑자

보통사람 | 2005-07-01 09:52:08

조회수 : 1,831

50년간 정리해고 없이 50년간 연속흑자


양극화를 넘어 동반성장의 길]
제1부 해외서 배운다
⑩ 일 도요타 인간중심 경영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위기에 직면했던 1998년.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토요타의 종신고용을 문제삼아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오쿠다 히로시 당시 사장(현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정리해고를 하는 경영자는 먼저 할복해야 한다”며 단호히 맞섰다.

50년 이상 연속흑자를 달성한 일본의 토요타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놀라운 기록은 지난 50년간 단 한번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토요타의 정년은 60살. 실제 55살 이전에 그만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즈키 글로벌 인사부장은 “기본적으로 토요타에 들어오면 장기고용(종신고용)이라는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한다.

무디스 압박에도 \'종신고용\' 지켜
평생학습·성과주의 경쟁력 높여
카이젠(개선) 정신 \"왜???\" 자문


“토요타가 연간 10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올리는 바탕에는 인간성 존중의 경영철학을 토대로 노사가 고용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기 때문입니다. ” 스즈키 테루오 글로벌 인사부장의 말이다. 토요타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부품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지속적으로 원가절감 운동을 펴온 것과 함께 노사협력이라는 또 다른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사협력이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지난 1950년 도산위기 때 근로자의 20%인 1700명이 정리해고되면서 대규모 노동분쟁을 겪었다. 너무 힘든 경험이었기 때문에 노사 모두 다시는 반복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현대자동차산업연구소의 박홍재 소장은 “지난해 일본 <니케이 비지니스>에서 일본기업의 사회적 책임 순위를 매겼는데, 종신고용을 실시하는 캐논과 토요타가 1, 2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토요타가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 회사에 대해 충성심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한다.” 미아자키 나오키 인사부장은 장기고용의 장점을 먼저 강조한다. 장기고용이 경쟁력을 해치지 않도록 시스템 개선에도 힘을 쓴다. 대표적인 것이 근속연수를 포함해 능력과 실적에 연동되는 성과주의의 도입이다.

 
△ 도요타의 노사는 인간성 존중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상생협력을 하고 있다. 도요타 제공

 
하지만 핵심 비결은 직장 내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통한 직원 교육투자에 있다. 미야자키 인사부장은 “기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인간이고, 인간을 성장시키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이 어렵다”고 강조한다. 토요타의 교육 효과에는 자동차산업의 특성도 한몫한다. 스즈키 글로벌 인사부장은 “자동차 생산기술을 제대로 익히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나이가 많을수록 기술을 제대로 습득할 수 있고, 이것이 경쟁력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현대차의 경우 근로자들의 나이가 많아지면 임금만 높아지고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고민하는 것과 대비된다. 토요타는 직장 일 자체가 교육이 되도록 하는 현장교육훈련(OJT)을 중시한다.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가르친다. 또 인사나 교육 담당부서만이 아니라, 직장 전체가 새로운 사람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교육은 인간성 존중 경영과 함께 토요타 경영이념의 양대축인 끊임없는 ‘카이젠’(개선)활동이 가능한 원동력이 된다. 스즈키 글로벌 인사부장은 “토요타의 교육은 직원들에게 문제해결 능력과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삼성도 토요타 못지않게 인재육성을 강조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한명의 천재가 10만명, 20만명을 먹여살리게 될 것”이라며 핵심인력의 영입 실적을 최고경영자의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을 정도이다. 하지만 같은 인재경영이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삼성이 ‘외부 스카웃형’이라면 토요타는 ‘내부 육성형’이다. 조 후지오 사장은 “외부에서 우수한 사람을 데려오지 못했다고 문책하지는 않겠지만, 회사 안에서 우수한 사람을 키워내지 못한 책임은 묻겠다”고 강조한다.

토요타의 인간성 존중 경영의 강점은 미국 자동차업체의 쇠퇴에서도 반증된다. 조 사장은 “미국 자동차업체의 노동자들은 정해진 그대로 시행하는 기계와 같지만, 토요타 생산라인의 노동자들은 자동차는 어떻게 해야 가장 잘 만들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영철 경희대 교수(경영학)는 “한국기업들은 경영이 어렵거나, 심지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직원을 자르지만 토요타는 감원을 최후수단으로 생각한다”면서 “도요타 노동자들이 노사신뢰를 바탕으로 자기계발에 힘쓰고, 주인의식으로 무장해서 공장 구석구석의 개선점을 찾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토요타의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은 궁극적으로 노사 상생의 선순환을 이룬다. 미야자키 인사부장은 “토요타 노사는 1962년 노사합리화선언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의 번영과 노동조건의 유지 개선에 합의했다”면서 “노조도 회사가 계속 성장하지 못하면 노동자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고용안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바쁘면 휴일에도 출근하고, 노조가 회사방침에 적극 협조한다. 차량 주문량이 달라 한가한 생산라인과 바쁜 생산라인이 있으면, 인력도 바로 재배치한다. 대신 회사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50년을 유지해온 토요타의 고용안정 전통도 글로벌 경쟁 속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 관련법이 완화되면서 단기 계약직 노동자들도 크게 늘었다. 생산직의 경우 30%에 이른다고 한다. 수요 변화에 따라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토요타도 경영실적이 나빠지면 고용안정의 전통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다. 스즈키 글로벌 인사부장은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은 못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사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도쿄·도요타시/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창업주가 신화 열고 전문경영인 신화 완성

존중·신뢰 파트너십 최강 경영

 
토요타의 창업주 가문과 전문경영인 간의 파트너심(동반자 관계)은 토요타 노사의 파트너십, 토요타와 부품협력업체간 파트너십과 함께 세계 최강의 경쟁력이라는 ‘토요타 신화’를 만든 핵심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창업주 가문과 전문경영인들은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와 토요타 정신을 이어주고 이어받는 독특한 관계를 이뤄왔다. 실제 역대 8명의 최고경영자는 창업자 가문과 전문경영인이 각각 반반씩 차지했다. 토요타는 창업주 가문이 회사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그들 역시 임직원들을 존중하는 전통을 만들었다.

1937년 회사를 설립한 토요타 기이치로는 1950년 최대의 경영난을 맞자, 이시다 다이조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겨 창업자도 경영실패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시다 사장은 토요타 회생에 성공했고, 1967년 사장은 다시 창업자의 사촌동생인 토요타 에이지가 맡게된다. 현재 토요타의 최고경영층은 창업자의 아들인 토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사진 왼쪽 위)과 오쿠다 히로시 회장(사진 오른쪽 아래), 조 후지오 사장으로 구성돼 있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은 26만명에 이르는 전세계 토요타 임직원들의 구심점이다. 그는 전문경영인인 오쿠다를 1999년 후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오쿠다 회장은 ‘타도 토요타’라는 기치를 내걸고 토요타를 개혁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조 후지오 사장은 토요타의 카이젠(개선) 정신을 이어받아, ‘왜’를 다섯번 반복하면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창업자의 손자인 토요타 아키오는 아시아·중국 담당 전무로 일하고 있다. 오쿠다 회장은 사장 시절 “창업자 가문은 존중하되, 인사는 공평하고 현명하게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오너 자제들이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없이 초고속 으로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한국 재벌과는 차이가 크다.
 토요타시/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http://www.hani.co.kr/section-004000000/2005/06/004000000200506271825244.html
  • 등록된 코멘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Fun 이전 현재페이지1 / 233 Fun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