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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권순만 지회장 왜 고공농성 택했나

막다른골목에 | 2006-03-29 19:03:02

조회수 : 1,677

GM대우 권순만 지회장 왜 고공농성 택했나

  
“줄어드는 조합원들의 투쟁동력, 이와 함께 지난 2월 27일 회사의 최후 통첩에 가까운 기만적인 제안을 두고 권순만 지회장이 택할 수 있었던 것은 고공농성뿐이었습니다.”
28일 7일째 철제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권순만 지회장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결국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 막다른 골목은 뭘까.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한 고공농성
지회 설립 때 함께 일했다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16일 사용자쪽과 정규직 본조 노동조합의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된 특별교섭이 최종 결렬되고, 여기에 사용자쪽이 비정규직 지회의 철야 농성 천막 2개 동을 철거하라고 압박했다”면서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조합원수도 급격히 줄어들어 자체 투쟁 동력도 없는 상황에서 권순만 지회장이 고공농성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한 것 같다”고 짐작했다.

GM대우 사용자와 대우자동차노조 본조(위원장 이성재 )는 지난 10월 20일부터 권순만 지회장을 포함한 비정규직 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가장 많이 있던 도급업체 ‘대정’폐업과 실직자(지회 입장에선 해고자)’문제를 다루는 ‘대정 특별노사협의회’를 열었고, 지난 2월 27일 8차 교섭에서 사용자쪽의 최종안이 제시됐다.

당시 사측은 △협의 종료시점 천막 철거 및 주변정리 △구체적 문안으로 합의할 수는 없지만 노사간 확인된 사항에 대해 반드시 약속 이행 △신규 업체에서 직접 면접 채용 노력할 것임 △주도 인원(권순만 지회장 등) 8명은 협의 완료 시점 3개월 후 3명, 7개월 후 3명, 11개월 후 2명 단계적 입사 △계약 해지자 중 20명 협의완료시점 신규 업체 직접 면접 선발 등을 제시했고, 대우차 노조는 이 최종안을 비정규직 지회에 전달했다.

◇ 직고용 VS 신규 하청업체 재고용 대립
이에 비정규직 지회는 “‘해고자 중 20명을 신규 위장 도급사에서 면접 후 채용하고, 지회 핵심 간부 8명을 단계적으로 복직하며, 해고자 중 단기 계약직은 절대 복직시킬 수 없다’는 것은 지난해 4월 불법파견 판정조차 부정한 것이다”며 반발했다. 지회는 더욱이 “문서가 아닌 구두 약속은 전혀 믿을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회는 줄곧 ‘대정’등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이상 6개 업체들은 불법 하도급 업체이며, 따라서 원청업체인 GM대우가 직고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30일 도급업체 ‘대정’이 폐업해 85명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된 것을 지회는 사실상 원청에 의한 해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원청업체와 관련 없는 하청 업체의 폐업으로 생긴 실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지난해 9월 16일 가공부에서 해고된 ‘종합’ 소속 조합원 1명, 9월 30일 ‘대정’ 폐업으로 실직된 KD운영부 조합원 85명, 지난 2월 28일 ‘코세스텍’ 소속 조합원 1명(고공농성 중인 오성범씨) 등 87명에게 복직을 원할 경우 조건 없이 원직 복귀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고공농성 중인 3명 중 권순만 지회장은 대정 소속 장기 계약직, 진환 상황실장은 종합 소속 6개월 계약직, 오성범 조합원은 코세스텍 소속 3개월 단기 계약직이었다.

◇ 자체 동력 소실과 고소·고발 손배도 걸려
더불어 2월 27일 사용자 최종안에서 지회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걸려 있는 고소, 고발과 가압류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도 지회가 거부 의사를 밝힌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사용자쪽에서는 지회가 벌인 몇 차례 파업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지회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조합원 20명에게 4억여 원, 업무방해 혐의에 의한 가압류가 4100만원, 파업과 관련된 고소·고발 25건을 걸어놓았다.

지회는 이런 손배 가압류 등으로 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투쟁동력이 상당히 축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600여 조합원으로 완성차 공장 비정규직 노조 중에는 가장 큰 규모로 지난해 4월 출범했지만 올 2월말에는 실제 노조와 함께 한 조합원은 100여 명. 이중 지회 투쟁에 함께 한 조합원은 50명 남짓하다고 지회 관계자는 전했다.

지회 내부 동력이 빠져 더 이상 지회만으로는 이 투쟁을 계속 이끌 수 없어 노조 상급단체나 정규직 노조의 도움이 필요했다. 고공농성자들이 요구안에서 상급단체와 정규직 노조와의 연대투쟁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천막농성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최종 교섭 결렬 이후 사용자쪽은 정규직 노조 창원지부에 노조사무실 앞 천막을 불법시설물이라며 철거할 것을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걷겠다는 통보를 하고 정규직 노조 사무실 1층에 쓰고 있는 지회 사무실도 비워줄 것을 요청했다. 권 지회장은 이런 요구는 비정규직 노조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해 왔다.

또한 비정규직 지회는 대우자동차 노조 창원지부 전 김학철 지부장 및 집행부가 비정규직 문제와 불법파견 문제에 적극 개입하다 조합원들에게 지난 9월 30일 불신임됐고, 현 5기 김기환  지부장체제가 꾸려졌지만 이전 집행부보다 비정규직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내부 불만도 권 지회장이 고공농성을 택했던 또다른 이유로 지적된다.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회 소속 2명이 지회 내부에서도 모르게 극비리에 고공농성을 진행한 데에는 이런 악화된 상황에서 사용자와 정규직 노조 창원지부가 우려하는 것처럼 GM대우 창원공장을 비정규직 투쟁의 전국 거점으로 삼아 정면 돌파를 하려는 의도가 들어 있지 않느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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