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위기, 일 안해도 봉급주는 이상한 노사협약
◆GM의 위기 왜? (上)◆한때 \'미국인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제너럴모터스(GM)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시장과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물론 주가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또 무디스 S&P 등 각종 신용평가기관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 회사 채권은 투자 부적격인 정크본드 등급 아래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게다가 GM에 부품을 공급하는 델파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높아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GM 파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잘못된 노사관행의 극치= 거함 GM이 몰락으로 치닫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거나, 품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경영, 재무부문 취약 등도 GM 몰락 원인으로 얘기된다.
그러나 역시 가장 핵심 원인은 잘못된 노사관행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불과 40~50년 전만 해도 GM에 근무하는 것은 모든 미국인에게 꿈이었다.
사실상 종신고용이 가능했던 데다 대를 이어 근무하는 사례도 많았다. 전후 50년대\'영광스러운 성장기\'를 보낸 미국사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자동차 보급이었다.
그 선두에 GM이 있었고 미국 경제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한 GM은 \'해가 지지 않는제국\'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엄청난 수익 속에 GM 경영진은 근로자 요구사항을 무조건 들어줬고 결국 이것이 누적돼 오늘날 \'GM 몰락\'에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1면에 \"잘못된 노사관행이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GM과포드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 예로 이른바 \'인력은행(Jobs Bank)\' 제도의 무모함을 지적했다.
\'인력은행\' 제도는 한 마디로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급여 아닌 급여를지급하는 제도\'다. 회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인력에게 다른 직장에서 일하지 않는 한 계속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급여내용도 가관이다. 해고 상태에서 시간당 31달러, 연간으로는 6만달러 이상 급여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각종 의료혜택도 찾아먹는다. 그저 아침 6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이런 사람들이 모이는 지정된 골방에서 출근부에 도장을 찍은 다음 대기만 하면 된다.
책을 읽든 노닥거리든 아무런 제재는 없다. 일을 하지 않는 상태만 증명하면 되는것이다. 현재 두 회사 합쳐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고등 룸펜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14억~20억달러에 달한다.
◆ 퇴직자 후생비만 연간 50억~60억달러= 퇴직자 의료비 지원도 \'소가 웃을 얘기\'다. 현재 GM은 퇴직자 의료비로 자동차한 대당 15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로 인한 전체 후생비는 연간 50억~60억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마당에GM은 퇴직한 직원을 돌보느라 경쟁대열에서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GM차 부품을 담당하고 있는 델파이 역시 사실상 모회사 GM 경쟁력을 갉아먹은 약탈자였다. 이제는 파산신청을 한 상태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델파이 직원 월급이 GM 직원 월급보다 많아 빈축을 샀다. 부품 가격경쟁력이 곧 자동차 원가절감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GM-델파이 관계는 거꾸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 \'못 믿을 차\' 소비자 외면= 당연한 귀결이지만 최근 GM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안방 소비자외면\' 때문이다. 전 세계 제품들이 미국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소비자 안목은 매우 높아졌다. 그들은 국민으로서는 매우 애국적이지만 소비자로돌아가면 개인주의 그 자체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이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 GM차에 대한 평가는 극히 낮다. 소비자들은 GM차에 대해 \"가격도 싸지 않으면서 고장이 잘 나는 차\"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동차 제품으로서는 치명적인 지적이다. 그만큼 자동차 품질 혁신을 게을리했다는 방증이다.
이에 비해 도요타나 현대차를 비롯한 아시아 자동차들은 그 반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곧바로 구매의사로 연결된다. GM이 내부적으로 잘못된 노사관행으로 멍들었다면 대외적으로는 소비자 외면이 몰락을 부추긴 요인이다.
최근 들어 월별 판매수치는 이런 염려를 더해주고 있다. 매월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씩 떨어지고 있다. 한때 미국 내에서만 연간 500만대에 육박했던판매대수는 이제 400만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때 중산층 사이에 \'꿈의 자동차\'로 불렸던 GM 제품들은 이제 더 이상 희망을 전해주는 차가 아니다. 미국 내에서도 조금만 잘사는 동네를 가보면 일본차와 유럽차가 판을 치고 있다. 결국 \'잘사는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대열에서 미국차,특히 GM은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GM 몰락은 결국 경영진과 사원, 모두의실패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