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美 본사 너무해” 분노
[파이낸셜뉴스] 2006년 11월 13일(월) 오전 09:05 가 가| 이메일| 프린트
GM그룹이 GM대우 경영진의 대부분을 그룹 출신으로 앉히는 등 인력부문에서 철저히 ‘현지화’를 외면하고 있다.
이는 GM대우의 의사결정구조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 ‘GM그룹내에서 GM대우는 역할만 있을 뿐 권한은 없다’는 자조가 잇따르고 있다.
■GM, 인력 현지화 철저히 외면
12일 업계에 따르면 GM대우의 경우 부사장급 이상 임원 12명중 2명만을 제외한 9명이 GM본사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마이클 그리말디 대표를 비롯해 기획, 인사, 재무, 구매, 품질 등 대부분의 업무를 GM출신 외국인이 총괄하고 있으며 한국인으로는 김석환 전략기획부문 사장과 이영국 생산부문 사장이 유일하다. 그나마 김사장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대우차 입찰 사무국 사장으로 대우차 매각 과정에 참여하며 일찌감치 GM본사와 인연을 맺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 외에 커뮤니케이션, 생산, 프로젝트 등의 본부를 각각 총괄하는 3개의 부사장 자리에 모두 한국인을 임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업부문과 생산부문 부사장에 한국인을 앉히는 등 부사장급 이상이 맡는 5개 보직중 한국인이 2명을 차지하고 있는 쌍용차와도 차이가 난다.
특히 GM 출신을 제외한 GM대우 임원의 권한은 경쟁사의 차장급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회사운영의 크고 작은 모든 권한을 이들 GM 본사 출신 임원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GM대우의 관계자는 “회사운영비나 마케팅비로 100만원을 쓰더라도 GM 본사 출신 부사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며 “GM본사 출신의 임원들이 전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GM대우내 임원의 권한은 경쟁사의 차장급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GM 본사 위주 의사결정, GM대우와 협력업체 이익 외면
지난 5월 GM대우자동차의 서울 남대문 본사는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 자동차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서 경차 ‘마티즈’를 생산하려된 계획이 GM 본사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몇개월만에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GM대우 성장의 발목을 잡는 GM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GM그룹이 GM대우를 경차 플랫폼 개발을 전담할 GM내 개발본부로 지정하고 GM대우의 뛰어난 기술력을 GM 회생과 도약의 핵심 엔진으로 삼기 위해 적극 활용하겠다며 그동안 GM대우를 한껏 치켜세웠었기 때문이다.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 ‘GM 본사가 GM대우를 이용하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술렁거림이 일었다. GM대우의 한 직원은 “GM대우는 GM그룹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 회생에 희망을 주는 회사”라며 “하지만 GM그룹내에서 GM대우의 권한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GM 본사의 GM대우에 대한 냉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GM 본사는 GM대우 일부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GM대우 협력업체에 대한 단가인하를 추진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 관계자는 “원가절감이 필요하긴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의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업체에 단가인하를 주문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일부 임원들이 개진했으나 GM 본사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GM대우 관계자는 “인력부문에서 현지화를 철저히 외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GM대우의 발전을 가로막는 GM 본사에 대한 불만이 회사 내부에서 일고 있다”며 “하지만 GM 본사는 이를 외면하거나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