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으로서 중국에 공장을 빼앗길 수 없다
동아일보 경제부 이○○기자입니다. 기사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GM은 현재 자사 차량들의 개발 본부를 전 세계로 퍼뜨리고 있습니다. 경차 소형차는 한국, 중형차는 독일 오펠, 대형차는 호주 홀덴, 픽업과 초대형은 미국 등입니다. 반면 생산기지는 가격경쟁력 있는 곳으로 속속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생산 여건으로는 소형차는 생산 가격경쟁력이 턱없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아토스를 2002년 중국으로 생산 공장을 옮겼고 기아차도 2003년 비스토 국내 생산을 중단했죠. 제 기사의 요지는 개발본부는 유지 및 확대하되 생산 기지는 가격경쟁력 있는 어디로든 옮길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맥락의 내용을 직접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름까지 명시를 한 것이고요. 제가 틀렸다면 업체 측(GM대우)에서 당연히 법적 소송을 내겠지만 전혀 그런 사실 없습니다. 회사 측에서도 저에게 \"기사가 맞고 틀린 것은 우리도 모른다. GM대우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GM이 결정할 문제라고만 답변했습니다. 앞으로 두고 보세요. 글로벌 기업들은 절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우선입니다. 당장 노조의 반발 때문에 전면 부인했지만 GM의 결정은 어떻게 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제가 가장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생산 공장이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얼마 안 있어 모두 중국과 인도, 베트남에 뺐길 수 있다는 위기상황을 안타깝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자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 GM대우는 자사가 개발한 차량 중 일부 모델을 해외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아사카시 GM공장에서 다마스와 라보, 씨에로 등 생산하고 있고 중국 옌타이 GM공장에서도 현재 젠트라와 칼로스를 생산해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다행히 GM대우는 국산차 업체 중 그나마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노동자 분들도 실력도 좋으시고...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키워 중국 등으로 공장을 빼앗기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저도 한국 국민으로서 바라는 점입니다.
동아일보 일면기사는, GM대우를 다시 반석위에 올려놓은 생산직과 사무직 모두의 열정에 돌연 찬물을 끼얹는 최악의 사건이었다. 44호(3월5일 발행)에 이어 기자와의 e메일 내용 중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게 된 이유는 우리 모두 고용에 대해 더 심각한 위기위식을 가지고 강력히 대응하자는데 목적을 둔다.
신문기사로 인해 한바탕 소동을 치른 2월28일, 노동조합은 사건진위파악, 사장성명서, 책임자 문책 등 발 빠른 대책을 회사 측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대책을 요구하고 난후에도 별다른 긴장감 없이 그들이 주장하는 오보에 대한 법적대응이나 책임자 문책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과 책임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를 고용불안과 위기, 그리고 GM의 무소불위의 사업이전에 대해 기자는 위의 e메일과 같이 기자의 입장에서 정직하게 말해주고 있다. 오죽했으면 기자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중국 등으로 공장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했겠는가. 그리말디 사장은 아직도 오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사건의 진원지였던 회사 측이 이처럼 여유(?)를 부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노동조합이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사건에 주체였다면 사측의 전가의 보도인 인사위원회를 통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계와 탄압을 가했을 것이 분명한데 그 어떠한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전 공장에 고용불안을 야기 시킨 장본인들은 왜 문책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다.
그 동안 정당한 노조활동과 사측의 단협 위반과 탄압에 대해 실천행동으로 대항하다 징계를 당한 간부들과 노사관계 역사를 뒤돌아본다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금 사측이 저지른 전무후무한 사태와 노동조합간부들을 징계했던 일을 양심이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비교해 보라. 단순히 문책에 대한 노동조합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이미 그 동안에 조합간부들의 징계는 편파적이라는 것을 말 해주는 꼴이다.
또 해당자들에 대해 문책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사가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밖에 여겨지질 않는다. 전체 직원들의 사기를 땅바닥에 추락시키고 하루아침에 절망 속으로 빠뜨린 것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한다. 그 만큼 한마디 말이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기사가 어떤 경위로 보도 되었던 간에 원인제공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전 직원들을 우울증에 빠뜨린 상징적 대가이다.
이것마저도 권모술수(權謀術數)로 넘어간다면 노사관계는 더 이상 믿을 것도 회복할 것도 없다. 반드시 응징하라. 문책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구체적 진위여부를 떠나 단체협약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우회적으로 말했든 직접적으로 말했든, 노동조합과 선량한 전 직원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고용불안에 떨게 한 일임에는 이의가 없는 만큼 이남묵지부장과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전체 확대간부들은 경영일선의 있는 회사 측 경영진들의 망발에 쐐기를 박는 처절한 심정으로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이 요구는 노사대등의 슬론건을 내걸고 금속노조로서의 출항을 시작한 이남묵 집행부에게 부여된 첫 번째 임무이다. 이것이야 말로 1만대우자동차,15만 금속노조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수 있는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라.
동아일보 기사를 믿고 있는 것은 안타깝지만“ 현실 ”
- 창원에 M300투자! 확답하라 -
- 2월28일 기사가 오보라는 것을 그리말디 사장이 직접 증명하라 -
분명 이번 사건은 동아일보와 사측 둘 중 한쪽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들을 비추어 보았을 때 동아일보의 기사는 사실임이 증명되고 있고 동아일보 기사에 대해 신뢰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 되어있다.
여러 정황이라 함은 자동차 시장의 세계적 추세와 흐름,GM본사의 과감한 공장이전/폐쇄/구조조정, 그리고 기자가 말한 일부 확인된 내용을 종합한 심증 적 결과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신문기사를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회사 측의 불명확한 입장에 있다. 우리 모두의 솔직한 바람은 신문기사가 철저히 오보로 밝혀지는 것이다.
공장이전을 받아들이고 싶은 조합원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왜 정정 보도를 하지 않는지에 대해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3월12일 부평에서 있었던 사장과 지부장, 지회장단의 면담내용의 핵심은 GM대우의 비전을 사장이 직접 현장에 가서(지회 순회 설명회)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는 사태진화의 일환으로 수습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로 인해 더 회사의 미래에 확신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지난 11월초에도 이미 회사는 2007년 사업경영설명회를 창원공장에서 가진 적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예정에 없던 경영설명회를 몇 달 만에 다시 재연출하는 격이 된 것이다. 늘 그랬듯이 회사의 경영설명회는 광야를 비춰주듯 대단한 청사진을 제시해 왔고 우리는 묵묵히 현장에서 생산에 혼신을 다해 왔다. 하지만 동아일보 사건이후에 그리말디 사장의 경영설명회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희망과 전망이 될지 오리무중이다.
또 간담회석상에서 “GM대우 CEO를 믿을 것인가, 일개 신문사 기자를 믿을 것인가”라는 사장의 다급한 질문은 우스갯소리로 표현하자면 어린아이에게 엄마가 좋은가, 아빠가 좋은가 라고 묻는 넌 센스에 불과하다.
둘 다를 믿어야 할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답답한 지경에 놓인 노동조합대표들에게 그러한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궁색하기 짝이 없으며 궁지에 몰린 사측의 심경을 엿보게 한 대목이다. CEO의 말을 믿고 싶지만 믿을 만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폐쇄적인 사고를 가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그리말디 사장의 행보는 더더욱 주목 할 것이지만 투자계획 중 2조원이든 2천억 원이든 노사가 약속한 투자계획을 반드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경영설명회만 늘어놓고 일시적 사태수습에 조합원을 들러리 세우는 퍼포먼스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우리전체는 신문기자와 책임 있는 회사관계자간의 인터뷰기사로 인해 총체적 우울증에 걸려있다. 영원히 난치병이 될지 모를 현재의 우울증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공장이전계획이 없는 고용보장에 대한 확약을 문서로 제시하는 것과 M300에 대한 투자확답,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또 아직도 오보라고 주장하는 사측이 누명(?)을 벗는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그리말디 사장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공장이전계획이 없는 고용보장에 대한 확약을 문서로 제시하라!! 창원공장에 M300투자에 대한 확답을 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 세 가지 요구를 수용할 때만이 CEO로서 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직접 보여주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신문기사를 사실로 믿게 될 것이다. 노동조합집행부도 이를 관철하는 것이 지금당장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것을 재차 명심해야 한다.
2000년 3월 26일, 우리는 행복 했었다
군대를 막 전역한 젊은이들이 수없이 모여들었던 1991년. 척박한 사회생활이 군 생활 못지않다는 실감을 느끼게 해준 첫 직장이 바로 당시나 지금이나 국내 유일의 경차공장인 창원공장이며 16년 역사의 출발점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야심을 가지고 일본 스즈끼사의 “알토”모델을 벤치마킹해 창원에 공장을 설립했지만 국내시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를 연명한 날이 수없이 많았다.
그 세월 중 2,3년을 선배조합원들은 낫으로 공장주변 풀 베는 작업까지 동원되는 일도 비일비재 했던 것이 벌써 옛날일이 되버린 것이 창원공장의 빛바래져가는 흑백풍경이었다. 그때 그 시절과 같은 어려운 시대상이 있었고, 개척의 길 한가운데에서 묵묵히 고생한 선배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원공장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오늘까지 도약해 왔다. 우리에겐 또 하나의 혁명적 역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노동조합의 설립이다. 김우중 전회장이 경차전문공장에 대한 야심도 있었지만 이면에는 무노조의 야심작이기도 했던 창원공장에서 전 조합원이 한날한시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 인간선언을 했던 역사적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2000년,3월 27일 11시!! 주야간 전면총파업돌입과 동시에 3박4일간 기습철야농성.(3월26일 발기인대회에서 대우자동차 창원노동조합 결성) 당시 1500여명이던 전체 현장작업자와 중간관리자들까지 모두 본관 앞으로 몰려가 사장실을 점거하고 공장전체를 점거하며 축제의 한 마당이 되었던 본관 앞 메인도로에서 울고 웃었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어색한 노동가요에 맞춰 율동을 배웠던 기억, 입이 있어도 말을 못했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했다며 이제 진정한 노동자로 사람답게 살아가자고 목이 터져라 외쳤던 당시 노조설립 발기인들과 초대위원장의 투쟁사,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반대투쟁이 한창이었던 인천 부평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우리를 격려해준 추영호 전위원장의 당당함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을 것만 같은 우리의 소중한 추억이자 혁명적 역사이다.
그날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당당한 나 자신을 되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7년 전을 회상하면 말 그대로 귀머거리, 벙어리가 따로 없었고 현장은 군부독재시절을 방불케 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현재직위로 말하자면 직장은 군대 내무반장 격, 공장은 대대장쯤으로 보일만큼 대단한 벼슬자리(?)가 바로 중간 관리자들이었다.
중간관리자가 그 정도였다면 사무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유, 무형에 권력을 휘둘렀을지 짐작되고도 남을 것이다. 결국 경영진들과 중간관리자들의 전근대적이고 기형적인 발상과 행위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끔 분노를 일깨워준 발화점이 된 것이다. 일주일 후면 다시 그날이다.
작년3월26일엔 처참하게도 그 역사적 해방의 땅위에 구사대와 소방차가 점령하고 철옹성 같은 컨테이너 너머에서 우리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었다. 작년 우리의 생일은 그렇게 역대 최고(?)의 화려(?)한 잔치 상을 사측으로부터 받았다. 그때의 분노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지날수록 집회자리를 보나 공청회 자리를 보나 조합원수가 들쑥날쑥 하는 이유는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민주사회가 그런 것처럼 민주노조라는 것이 자기 뜻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나 자신은 어느 정도의
의무를 다하는 민주노조 조합원인지 돌아보자.
혹시 민주노조를 지향하고 갈망하면서도 자신의 작은 안락 때문에 의무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자. 그 어떠한 당당함이 내면에 있더라도 의무를 져버린 채 소신이든 당당함이든 내세울 수 없다. 다 함께 노동자답게 한곳을 향해 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민주노조라고 생각한다. 2000년 3월 26일, 그리고 오랫동안 우린 그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