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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나누기에 대한 진전된 성찰

바람구름 | 2009-01-20 12:59:12

조회수 : 1,806

하루 8시간 노동, 그리고 종종 몇 주간의 휴가.
다들 잔업, 특근이 없음으로 해서 가정경제가 영 말이 아니다. 정말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에서 해방되어 이렇게 쉬어 보는 것도 좋다고도 한다.
  
물론 지금은 경제위기로 인한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한달 내내 하루 10시간씩, 토요일, 일요일까지 일하는 것이 정상인가?
우리는 다시 잔업, 특근이 빵빵 돌아가서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그런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꿈꾸는가?
  
과연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이 MB 말대로 상반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회복되어 내년 초면 정상궤도에 오를 그런 상황인가?
경기침체는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될 것이고, 회복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전같은 수준은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잔업, 특근이 없는 정상작업으로 생활하는 것을 정말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아니 좀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잔업, 특근에 의존하지 않는 내용적인 주40시간노동의 정착을 이번 기회에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 일자리 나누기 \'는 위기상황을 넘기기 위한 임시방편의 방책이 아니라 우리 노동자의 삶의 모습을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바꾸는 운동이어야 한다. 주간연속2교대제의 요구에 담긴, 노동시간단축과 심야노동의 철폐를 통한 인간다운 노동과 삶의 모습을 말이다.
  
그럼 경제위기가 오기 전의 우리의 정상적인 (?) 삶의 모습을 돌아보자.
  
▶ 2004년 한국 근로자의 실노동시간은 2,380시간 . OECD 22개국 평균 1,701시간보다 약 40%이상을 더 일한다.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네덜란드 ( 연 1,321시간 )보다 1년에 1,000시간을 더 일한다. ( OECD 보고서중)
  
▶ 그리고 우리는 육체적으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직장에 ,일에 얽메여 평생을 보낸다.강수돌 교수는 한국사회를 \'일중독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기로 하자.( 강수돌 교수의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에서 인용 )
  
강수돌 교수는 2003 ~ 2005년에 걸쳐서 한국, 일본, 미국, 독일의 직장인 750명을 대상으로 \' 일에 대한 태도 \' 를 조사하였다.
다음을 몇가지 설문에 대한 답변이다.
  
■ 만약 당신이 일을 안 해도 좋을 정도로 충분한 돈을 얻게 되었다면 그래도 계속 일을 하고 싶은가?
  
▷ 일을 그만두고 여가를 즐기겠다.
미국 59% - 독일 43% - 일본 40% - 한국 25%
  
▷일이 돈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일을 계속할 것.
한국 51% - 독일 43% - 일본 24% - 미국 24%
  
■ 직무를 수행하는 기본자세에 대한 질문
  
▷비록 생활이 침해가 되더라도 열심히 일한다.
한국 34% - 미국 24% - 독일 18% - 일본 10%
  
▷가정보다 일터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가?
한국 40% - 미국 29% - 독일 20% - 일본 13%
  
▷일을 통해 자기 존중감, 인정감, 인간적 유대감을 느끼는가?
한국 71% - 독일 62% - 미국 61% - 일본 49%
  
▷일이 너무 바빠 휴가가기 힘든가?
일본 51% - 한국 45% - 미국 32% - 독일 19%
  
▷실직이 이혼보다 고통스러울까?
한국 65% - 미국 41% - 독일 40% - 일본 36%
  
▷만일 일이 없다면 불안할 것인가?
일본 62% - 한국 57% - 미국 49% - 독일 25%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문제의 해결 -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삶의 질의 개선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그래서 제대로 된 일자리 나누기를 하려면 세가지의 측면이 통일되어야 한다.
나눔과 연대에 근거한 일자리 나누기 - 삶의 가치의 변화 - 사회공공성 영역의 확대  
  
첫째로 나눔과 연대에 근거한 일자리 나누기
일자리, 고용을 놓고 벌이는 노동자들끼리의 경쟁과 분열의 틈바구니 속으로 자본의 지배는 관철이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함께 사는 나눔과 연대에 근거한 일자리 나누기를 해야 한다.
이 내용은 워낙 많이 거론된 문제라 길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둘째는 삶의 질을 바라보는 가치의 변화
노동이 삶의 수단임에도  노동은 우리의 삶을 짓누르면서 지배하고 있고 우리 노동자들은 켄베이어 벨트에 자신의 인생을 전부 실어보낸다.
그리고 그 댓가로 받은 화폐로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빼앗긴 삶을 보상받으려 한다. 돈 (= 소비 )과 삶의 질과 자기실현 ( 여가는 필수적 조건이다 )이 불균등 교환되면서 우리의 삶은 정말 척박해져 간다.
자신의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하고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으로서의 여가의 확보의 측면에서 노동시간단축을 바라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 ( = 소비 ) 보다는 삶의 질과 자기실현 ( = 여가 )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셋째로 사회공공성의 확대
\' 아이들 교육문제만 없으면 잔업, 특근하지 않고도 먹고 살겠는데...\'
다들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교육 - 의료 - 주택 - 노후의 문제가 우리가 잔업, 특근에 목을 메게 하는 주범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사회보장, 사회공공성의 영역으로 해결해 나가면 잔업, 특근에 목을 맬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화폐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은 \' 지금 다 죽게 생겼는데 속편한 이야기한다? \' 고 이야기 하실 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이야 말로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 일자리나누기\'를 방어적이고 소극적으로 사고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 위기를 기회로 \' 명박의 벙커에 쓰여져야 할 글이 아니라 우리 노동자의 구호가 되어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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