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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어버이날”, 쌍용차 노동자 공동관리인실 점거

은하수 | 2009-05-09 08:10:12

조회수 : 1,585

2,405명 정리해고 신고, 희망퇴직 강행에 분노 폭발

쌍용차 노동자들이 어버이날 ‘사형선고’를 받았다.

8일 쌍용자동차가 경영상의 이유로 2,646명 중 사무직 희망퇴직 인원 204명을 제외한 2,405명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하고, 희망퇴직을 강행한 것이다.

당일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카네이션 대신 양손에 정리해고 반대 손피켓을 쥐었고, 머리띠를 묶었다. 노동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오후2시부터 3시간30분 파업을 벌였다. 낮 2시부터 700여명의 노동자들은 평택공장 본관에 모여 집회를 열고 경인지방노동청 평택지청 항의방문을 하며 노동부에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임금체불의 책임을 물었다. 조립3팀 500여명의 야간조는 3일째 출근을 거부하고 8시간 파업을 벌여 공장 안은 텅 비었다.

본관 집회 도중 노조 간부들은 상하이차 천홍 총재가 심은 기념비석을 부수며 상하이자본을 규탄했다. 쌍용차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먹튀자본’ 상하이차와 정부에 있다며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외쳤다.

노동자들은 상하이차를 먹튀자본이라 비판하며 천홍 총재가 심은 기념 비석을 부쉈다.  

또한 노동자들은 본관 5층에 올라가 쌍용차 현 공동관리인 박영태 사장실을 30분가량 점거, 분노를 표출했다. 노동자들은 노조 집행부를 따라 자발적으로 공동관리인실을 ‘정리해고 반대’ 손피켓으로 메웠고, “청춘을 바친 노동자들을 공장으로 내쫓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집기를 부쉈다. 공동관리인의 사복이 보이자 울분을 참지 못한 조합원들은 사복을 발로 밟기도 했다. 본관 앞에 남아 있던 노동자들도 본관 입구를 ‘정리해고 반대’ 손피켓으로 메워버렸다. 이들은 5층에 올라갔던 노동자들이 내려오자 박수를 치며 “총고용 보장을 위해 끝까지 싸우자.”며 의지를 다졌다.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당일 자리를 비웠다.

노동자들이 박영태 공동관리인실이 있는 본관 5층에 복도에 앉아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본관 입구는 \'정리해고 반대\' 손핏켓으로 메워졌다.  

박영태 공동관리인실,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본관집회 뒤 노동부 규탄 집회도 이어졌다. 노조 대표단은 노동부 항의 방문을 하며 “팩스 한 장으로 2,405명 해고 신고서를 받아주는 것이 노동부의 역할이냐.”고 반문하며 따갑게 질책했다. 회사의 정리해고 신고를 노동부가 “아쉽다.”고 말하자 한 노동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는 목숨이 짤렸는데 아쉽다는 표현이 말이 되는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는 노동부가 노동자의 정리해고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노조는 회사가 해고 회피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노동부가 정리해고 신고서를 반려하거나 유예할 것을 주문했다. 노동부는 정리해고 신고에 대한 노동부 입장을 13일까지 노조에 문서로 보낸다고 답변했다. 건물 3층에 위치한 노동부는 출입구부터 계단마다 경찰 병력으로 빼곡했다.

노동부 항의 방문에서 한 노동자는 눈물을 보이며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쌍용차 노조 한상균 지부장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살 것이고, 파산을 각오하고 싸우면 승리할 것”이라며 노동자가 움직여야 쌍용차가 진정으로 회생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기자본의 뒤를 봐줬던 경영진은 회사를 살리겠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정리해고 당하지 않고 명예롭게 회사에서 퇴직할 것이다. 짧으면 1달, 길면 6개월 노동자의 남은 인생을 걸고 투쟁하자.”며 조합원들에게 노조 집행부를 믿고 단결할 것을 주문했다.

쌍용차 노조는 당일 논평을 내고 “어버이날 노동자 사형선고를 한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위이다. 이제 아이의 아버지로, 부모님의 아들딸의 이름으로 일자리를 지키는 정리해고 분쇄투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다.”말해 향후 노사 갈등이 첨예하게 전개될 것을 암시했다.

회사 담화문, “회사 잘못 일부 인정하나 ... 구조조정은 해야”

노동자들의 분노는 본관, 노동부 항의 집회에서 뿐만 아니라 오전 회사가 생산부문장 명의로 담화문을 공장 각 출입문에서 배포할 때도 촉발되었다. 노조가 담화문 배포를 저지하자 회사는 공장안에서 담화문을 배포하는 등 노사 신경전이 팽팽히 벌어졌다.

생산부문장은 담화문을 통해 조립3팀 주/야 2교대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모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기 때문에 시행되는 구조조정이며, 솔직히 우리 회사 직원들 중에 과연 구조조정 없이 회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식합시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회사도 일부 잘못해왔던 부분이 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면서도 조립3팀 주/야 2교대 작업 시 미출근자에 대해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녁7시30분경 쌍용자동차 정문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GM대우, 두원전공 등 전국에서 모인 80여명의 현장활동가들이 쌍용자동차 투쟁을 엄호하자며 1시간가량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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