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국회 소회의실에서는 자동차 범대위, 야4당 공동조사위원회, 민생민주국민회의 등 정당·시민사회단체 공동으로 ‘쌍용자동차 살인진압 진상보고 및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렸다. 증언자로는 농성참가 조합원들을 비롯해 가족대책위, 국회의원, 민주노동당 당직자 등이 참가했다.
평택에서 벌어진 야만...누가 만들었나
증언대회 시작에 앞서 평택에서 벌어진 공권력의 야만적 폭력을 보여주는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회의원 연행 장면, 식당까지 쳐들어와 시민들을 연행하는 장면, 인도에 있는 시민들을 겨냥해 최루액을 뿌리고 연행하는 장면, 구사대 폭력 때문에 가대위 가족분이 쓰러진 장면, 구사대에 의해 차량이 파괴된 모습, 경찰이 무장해제 된 조합원을 집단 구타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이미 언론과 인터넷에 공개된 것들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저마다 탄식을 내지르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출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평택에서 처참한 심정으로 야만을 바라봐야 했다”면서 “무관심·무책임으로 일관한 정부, 살인진압을 일삼는 경찰, 물반입조차 막는 사측이 그 야만을 만든 자들”이라고 규탄했다.
“지옥 나왔지만 악몽 시달려”
가족대책위를 대표해 증언에 나선 권지영 동지는 “남편들이 아직도 헬기 소리 환청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이렌 소리만 들어도 잠을 자다 벌떡 일어난다”며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심정은 너무나 괴롭다”고 울먹였다.
진압과정에서 팔이 골절된 한 조합원은 “오늘 새벽에 구사대에 맞고 도망치는 꿈을 꾸다 새벽4시에 깼고 며칠째 같은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다른 조합원은 “어제 아이를 데리고 길을 가는데 하늘에 헬기가 지나가자, 나도 모르게 애들 손을 놓고 건물 안으로 도망쳤다”면서 후유증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경찰, 방조를 넘어 공범
증언자들은 또한 쌍용차 투쟁 당시 경찰이 보여준 노골적인 불법행위와 편파적 법집행을 성토했다. 가족대책위 권지영 동지는 “구사대가 경찰 옆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돌을 던졌다”며 “한편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농성 조합원은 “방송헬기가 뜨기 10분전에는 사측이 새총을 숨긴다”며 “경찰이 알려주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겠냐”고 따졌다. 또한 농성 중 어린 딸에게 “착한 경찰 아저씨들이 아빠 지켜주는 것”이라며 안심시켰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딸이 전화해 “경찰은 나쁜 아저씨”라며 외국으로 이민가자고 했다는 서글픈 이야기도 소개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쌍용차 정문앞에서 구사대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음에도 현장에 있던 경찰은 그들을 제지하기는커녕 그들을 보호하며 폭력에 동조했다”며 사진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누가 진심으로 회사를 살리려 하나
노동자들이 생산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한 조합원은 8월5일 공장에 화재가 난 사건을 회상하며 “소방대원이 와서 불을 끄는데 경찰과 용역은 노동자들 공격하기 바빴지만 나는 그 와중에도 소방대원들과 화재진압에 나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괴자’로 매도되는 현실에 분노했다. 다른 조합원은 “사측이 단전을 해 비상전력을 사용하는 순간에도 에어컨과 전등을 끄고 도장공장 생산시설에 전력을 공급했다”며 “과연 누가 회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지 판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원일 의원은 구속된 한상균 지부장과 이창근 기획부장이 면회를 온 자신에게 “돌아가시면 산업은행 가셔서 어떻게든 회사가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어떻게 이렇게 순박한 노동자들을 폭도로 매도할 수 있냐”고 따졌다.
한 조합원이 이것만을 알아달라며 첨언했다. “집보다 더 오래 생활한 삶의 터전. 우리는 그곳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몸부림 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