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07 15:12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산업은행이 GM측으로부터 총 5천억원에 육박하는 GM대우의 유상증자에 일부 참여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산은이 유증에 참여하지 않으면 GM대우에 대한 지분율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어, 앞으로 GM대우의 주주로서 위치가 약화될 개연성도 있다.
또 최대주주인 GM이 먼저 지원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산은이1만7천명이나 직원이 딸리고, 국내 자동차산업에도 파급력이 큰 GM대우를 외면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산은은 올해 초 GM측으로부터 유동성 위험에 처한 GM대우에 대해 자금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서, 지분이나 경영권 양도 등 자금상환에 대한 보장조건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7일 산은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느닷없이 지난주 유상증자 참여라는 초대장이날라온 것에 대해 먼저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GM측이 여태껏 산은의 요청사항에는 답변하지 않은 데다 거의 사전 협의 없이 유증 사안을, 금융감독원의 공시를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지난 4일 오후 GM대우의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약 4천9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GM대우의 주주구성은 GM그룹이 50.9%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27.97%로 2대 주주다. 이 외에 스즈키가 11.24%, 중국 상하이차가 9.89%지만 이들은 GM과 관련된 주주들이므로 사실상 산은을 빼고는 전부 GM측이라고 볼 수 있는 구도다.
산은의 관계자는 \"유증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가 없었다\"며 \"사전에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공시를 통해 공개한 것에 대해 유감표시를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번 GM의 유증발표에 대해 다목적인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GM은 우선 유증발표로 산은보다 먼저 자금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만큼그동안 최대주주로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었다. GM측은 그동안GM대우에는 직접적인 자금지원이 불가하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 전세계 자회사 중 소형사 생산기지로서 GM대우의 필요성이 큰 만큼 이번에 지분율을 더 늘려, 경영권을 더 확고히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분석됐다.
아울러 산은에 자금지원의 명분을 제공한 점도 GM측의 노림수 중 하나라고 평가됐다. 유증에 참가하지 않으면 산은의 지분율이 떨어지게 된다.
산은은 이번 유상증자의 청약일이 오는 10월21일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충분히 숙고하고 나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만만치 않다. 만일 GM 측만 유증에 참여하면 떨어지는 지분율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비난의 목소리도 감안해야할 변수다. 또 기존의 자금지원 요청은 이번 유증과 별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한편 이번 유증으로 발행될 총 주식수는 약 1억6천269만주로, 1주당 0.643주의 비율로 구주에게 할당된다. 신주 발행가액은 3천19원이며 실권주가 발생하면 청약을희망하는 구주주나 GM 관련사에 청약기회가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