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4년 9월 이전 Q&A

민추위성명서

김삿갓 | 2010-03-19 21:33:35

조회수 : 1,945

< 민.추.위 성명서 >

 

우리는 도요타 리콜 사태에서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

지난 주 승용1담당 차체, 도장, 조립에서 대의원 일동 명의의 유인물이 일시에 쏟아져 나왔다. 똑같이 ‘ 품질 좋은 명차생산은 지엠 대우의 확고한 미래이며, 품질결함은 고용불안과 직결된다 !! ’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것을 기획하고 유인물을 쓴 당사자는 물론 회사다. 그리고 회사는 이러한 움직임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려고 하고 있다. 물론 품질은 중요하다. 하지만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회사가 품질을 위해서 이번 일을 기획을 했을까? 품질보다는 노동조합을 길들이는 목적이 더 크지 않을까? 임단투를 앞두고 노동조합의 전선을 흩트리려는 목적은 없을까? 아니면 어느 높으신 분이(?) 현대자동차노사가 품질문제에서 협조하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을 보고 지엠 대우는 왜 못하냐고 한마디 호통을 내 질렀을 지도 모른다. ( 현자지부 노보의 타이틀도 ‘ 품질 좋은 명차생산이 곧 고용안정이다 ’이다. )
품질을 위해서 노사가 협조를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가 기획한 캠페인에 조합원의 의사도 묻지 않고, 노동조합의 공식회의를 통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지 어떤 지 검토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끌려가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노동조합도, 대의원들도 품질을 이야기해야 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방식으로, 조합원의 시각에서 , 노동자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한다.

도요타 리콜사태에서 얻어야 할 진정한 교훈은?

도요타 리콜 사태는 심각한 사태이고 우리는 여기서 분명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엉뚱한 데서 교훈을 찾고 거꾸로 된 대책을 세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럼 한번 따져보자. 도요타가 품질캠페인이 부족해서 리콜 사태가 발생했나? 도요타는 QC니 개선이니 제안이니 하는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방식의 모든 품질관리기법의 원조인 기업이고 지금도 그렇다. 도요타에서 과로사로 숨진 한 현장관리자는 죽기 바로 전에 QC관련 업무를 집에까지 가져와서 새벽이 되도록 작업을 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요타는 품질문제에서 노사 간의 협조가 부족해서 리콜사태가 발생이 되었나? 천만에! 도요타의 노조는 조합원의 복지, 임금, 안전보다 품질과 생산성을 더 우선한다. 노사 간의 공동행사와 캠페인이 일상화되어 있다. 노사협조를 하다 하다 못 해 노동조합이 회사노무조직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그러면 무엇인가?

도요타, 지엠 모두 비용지상주의의 함정에 빠져있다

도요타 사장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했다.
“도요타의 우선순위는 첫째 안전, 둘째 품질, 셋째 외형이었다. 하지만 이런 우선순위가 혼선을 빚으면서 우리는 종전처럼 멈춰서 생각을 하고 개선을 이뤄내는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본적 자세가 상당히 약화됐다”
즉 세계 1위 기업을 꿈꾸며 과도하게 기업을 확장하고, 이를 위해서 무리하게 비용절감을 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도요타는 2000년대 들어서서 매 3년마다 30% 비용절감계획을 추진하였고 이를 위해서 하도급 단가후려치기, 비정규직의 대량사용, 노동강도의 살인적인 증가, 글로벌소싱의 확대 등을 추진하였다. 재작년 미국 발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자 내부 유보금이 12조 3천억 엔( 원이 아니라 엔이다)이 넘는 도요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가차 없이 해고시키면서 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노동자들끼리 경쟁시키기 위한 성과급제 때문에 라인의 고참 노동자가 신참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노하우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는 기가 막힌 일이 발생을 하기도 하고 숙련된 노동자들이 퇴사하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워지면서 전반적인 품질수준이 하락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지엠대우는 어떠한가? 지엠은 끊임없이 한국을 중비용 국가로 분류하면서 “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저비용 국가로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고 한다. 지엠 대우는 캐나다, 미국, 독일, 호주처럼 되어서는 안 되고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러시아, 태국, 중국, 인도처럼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품질, 안전, 기술에 대한 기준은 없이 오직 비용만을 기준으로 전 세계공장을 줄 세우고 경쟁을 시키는 지엠은 도요타 보다 훨씬 지독한 비용지상주의의 병에 걸려 있다.

노동조합의 내부감시와 비판이 없으면 분명 탈난다

도요타의 리콜문제는 도요타 자본이 노동자들을 무한착취하고, 무리한 비용절감을 위해서 비정규직과 외주, 하청, 글로벌 소싱을 무한정 확대하면서 나타난 재앙이다. 그리고 이렇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노동조합이 도요타 자본을 감시하는 내부비판자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해보다는 자본의 이해를 앞세운다. 도요타 노동조합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도요타가 천문학적인 순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단 한 푼의 임금인상요구를 하지 않을 정도로 회사를 끔찍이 생각한다. 회사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금기시 되어 있고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을 노사합동으로 억압하는 노무관리기구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론 도요타가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했을 때 단 한마디의 항의도 하지 않았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 도요타와 현대자동차가 △해외공장 확대 △비정규직 확대 △외주화(아웃소싱) 확대 △부품단가 후려치기 등 도요타와 닮아도 너무나 닮아있지만 다른 것은 바로 노동조합이다. 도요타 경영진은 노동조합으로부터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았다. 반면에 그동안 현대자동차 지부는 도요타노조와는 확연히 다르게 무분별한 해외공장 확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고, 외주화 문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항상 개입전략을 구사해왔다. 뿐만 아니라 부품단가 후려치기에 대해서도 상급연맹(노조)과 공조하며 개입전략을 구사해왔다. ” 고 말하고 있고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도요타는 광고비라는 떡고물로 길들여진 일본의 언론이 외부감시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무력한 노동조합이 내부감시와 비판자의 역할을 못하면서 품질에 관한 문제점을 은폐만 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다가 결국 리콜 사태로 곪아 터져 버린 것이다.  

노동조합은 품질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품질 캠페인의 함정은 회사가 자신들의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품질문제를 작업자들의 문제로만 떠넘기는 것이다. 작업자들만 정신 차리고 일하면 품질문제는 없어지는 냥 이야기한다.
품질문제에 대한 접근에서 노동조합은 분명 달라야 한다. 그러면 노동조합은 품질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 GMS 때문에 시간 뺏기지 않고 품질을 위해서 차 한 대라도 더 모니터링을 했으면 좋겠다 ’는 현장 관리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월급만 축내는 ISP들이 현장을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면 그 뒤에 수 십명이 떼 지어 따라다니는 모습은 자존심 상하는 정도가 아니라 품질저하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어야 하지 않는가?
무분별한 외주도 문제다. 마구잡이로 외주를 내보내고 또 단가를 사정없이 후려치고 하청업체는 초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쓰고 당연히 품질수준은 형편없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도 품질에 직결된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하루 하루를 보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높은 품질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또한 일방적으로 생산성 향상 몇 % 목표치를 내걸고 인원을 빼는 데만 목숨을 거는 사측의 행태를 바꾸어야 한다. 품질을 위해서는 적정 인원, 적정 노동강도는 필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품질을 위한 투자를 요구해야 한다. 품질에는 설계품질, 부품품질, 제조품질이 있다. 기술투자, 부품업체에 대한 투자없이 작업자들만 닦달해서 좋은 품질이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엠은 이러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면서 현장 작업자들에게 품질에 좀더 신경 써 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품질문제든 브랜드문제든 노동조합은 분명한 자기 입장과 태도를 정립하고 지엠을 상대해야 한다. 지엠은 파생상품 돈 놀이에 수 조원을 날려먹고도 책임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자들이라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지엠에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협조가 아닌 날카로운 비판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자.

 

2010. 3. 18

 

지엠 대우자동차 민주세력 통합 추진위원회

  • 등록된 코멘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Fun 이전 현재페이지1 / 233 Fun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