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락 지부장을 비롯한 기아차지부 임원들이 지난달 29일 저녁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기아차지부> 제공
기아차 사측이 지난달 31일 노동조합 측에 조건 없이 교섭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에 따르면 지부의 양재동 본사 거점 노숙농성 3일차인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30분경 기아차 이삼웅 부사장이 농성장을 방문해 교섭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사측의 입장변화에 따라 지부는 거점 노숙농성을 해제했다.
지부 안종삼 교선실장은 회사의 교섭참가 의사와 관련, “지부가 양재동 농성과 한남동 정몽구회장 자택 앞 1인시위 등 집중적인 투쟁을 벌인데다, 16일 현대차그룹 불공정거래 실태 토론회가 계획되는 등 시민사회와 함께 그룹을 겨냥한 여론전까지 계획되자 회사가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지부는 사측에 공문을 보내 오는 11일에 교섭을 갖자고 통보할 계획이다. 이날 교섭이 성사될 경우 지부가 지난 5월 11일 상견례를 요청한 뒤 정확히 3개월 만에 열리는 교섭이다. 회사는 그간 지부의 조합활동 및 전임자 활동 보장 요구가 노동부 타임오프 매뉴얼 기준과 어긋난다는 핑계를 대며 교섭에 불참해 왔다.
지난달 31일 사측은 그간의 교섭해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8월 안에 교섭을 끝내자는 입장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부는 회사의 입장변화가 일정부분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 일단 교섭에 집중할 계획이다. 타임오프를 둘러싼 대리전에 나선 기아차 노사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셈.
하지만 그룹 수뇌부와 고용노동부의 압박이 예상되는데다, 그간 사측이 보여준 계획적이고 노골적인 노조탄압 행태를 감안한다면 향후 교섭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부는 9일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또다시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거나, 시간끌기와 그룹 눈치보기에 연연한다면 지체 없이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