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고용노동부에 불법파견실태를 함께 조사하자고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노조는 9일 고용노동부에 “대법원 판결에 따른 불법파견 공동 실태조사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에 “형식적인 실태조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참여하는 실질적인 실태조사를 촉구한다”며 이같이 공동 실태조사의 취지를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원-하청 혼재작업 사업장 중심으로 표본 실태조사를 해 위반사례가 나타날 경우 시정할 것이라 입장을 발표했다. 이같은 노동부 입장은 지난달 22일 대법원이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노동자는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뒤 내놓은 노동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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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완성차 조립라인에서 노동자들이 범퍼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노조는 9일 조사범위를 사실상 ‘전수조사’로 확대하고 이같은 조사를 위해 공동 실태조사를 벌이자고 노동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의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사업실장은 “원-하청 혼재작업 사업장만의 표본조사는 형식에 그 칠 공산이 크다”며 “고용노동부가 불법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려면 전국 지청별로 범위를 확대해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또한 “제조업에 불법적으로 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불법파견업체에 대한 전반적 조사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기에는 각 지역 노동청의 근로감독관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 실장은 “이미 노조는 수년 전부터 노조가 지역마다 파견해 활동하는 명예근로감독관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해왔다”며 “법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지역 전체 노동자의 법적보호와 불법 감시활동을 벌이는 게 산별노조의 일상활동이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런 취지의 명예근로감독관 제도는 “남의 일 신경쓰는데 왜 그 활동시간까지 할애해 줘야 하냐”는 사용자들의 주장에 막혀 번번히 거부당해왔다. 심지어 올해 들어 노동부가 앞장서 노조전임자 활동마저 축소시키려 하고 있어 이 같은 활동자체가 시도조차 못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 결국 노동청 인력부족에 노조활동까지 축소될 판이어서 불법파견 실태조사가 유야무야 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인 셈.
이에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가 대법판결에 환영입장을 표명하고 시정의지를 발표했다면 실태조사는 제조업 전반에 걸친 전수조사로 이뤄져야 마땅”한다고 강조하며 “각 지역 노동청의 인력부족 문제를 감안해 노조와 노동부가 공동으로 불법파견 실태조사팀을 꾸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실태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 실장은 “당장 명예근로감독관 제도를 도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노조의 고뇌어린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조의 제안에 고용노동부가 어떠한 답변을 할 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