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노사가 13일 오후 2시 대구 제이스 호텔에서 2010년 제 2차 중앙교섭을 펼쳤다.
이날 교섭에서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금속산별 요구안을 사용자 쪽에 해설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이날 교섭은 노조 25명 성원 중 21명 참석,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 회장 직무대행 신쌍식) 15명 성원 중 11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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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대구 제이스호텔에서 열린 '2010년 2차 중앙교섭' |
노조, 사용자협의회가 보낸 온 문건 반려 조치
2차 교섭은 우선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박 위원장은 먼저 사용자측에서 보내온 문건에 대해 “단체교섭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용자들의 의견을 내는 자리”라며 “문건을 보내온 행동은 교섭의 의미나 관행으로 봤을 때 적절치 않다”고 반려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박 위원장은 “오늘 노조 요구안을 해설한 이후 노조요구안에 대한 사용자측 의견을 충분히 들을테니 교섭의 절차에 있어 불필요한 마찰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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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발언 중인 노조 박유기 위원장 |
이날 교섭이 진행되기 전 사용자 측은 사용자 요구안으로 파악되는 문건을 노조에 보내 왔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단체협약상이나 노동조합법 상 단체교섭 요구는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건가 판단할 위치다. 따라서 사용자는 노동조합을 상대로 기 확보된 요구를 저하시키는 교섭요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반려입장을 밝히 상태다.
이어 사용자협의회 신쌍식 부회장(대표 직무대행)는 모두발언을 통해 “금년처럼 중앙교섭에 어려움을 느끼기는 처음”이라며 “중앙교섭 이전에 4, 5월 노동쟁의 조정신청 일정이 잡힌 것을 보고 답답했다. 그렇지만 중앙교섭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심정을 전했다.
또 신 직무대행은 사용자협의회 문건에 대한 노조 측 입장을 듣고 “희망사항을 담은 문서를 반려한다니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답하며, “문서가 산별중앙협약으로 합의한 내용을 개정하자는 의견은 아니다. 이마저도 하지 못한다면 교섭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 김영재 사무처장은 “사용자 문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교섭을 할 수 없다는 표현을 했는데 협박인가. 2차 교섭부터 파행으로 몰고가겠다는 것인가”라며 질책했다. 더욱이 대표선출 등 준비 없이 참석한 사용자협의회의 모습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신 직무대행은 “우리의견을 표하는게 허용됐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뜻이었다.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답했다. 대표선출 등에 대해서는 실무협의에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용자협의회 “법을 뛰어넘는 교섭은 안돼”
노조 “노조법 개악은 노사관계 도움 안돼”
모두발언이 끝난 후, 노조 이재인 교섭실장의 2010년 금속산별요구안을 설명했다. 요구안 해설은 개정안 3개 분야 5개 조항, 신설안 3개분야 5개 조항, 별도안 3개분야 3개조항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실장은 “올 요구안은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정규직 확보, 고용확대 등이 핵심”이라며 “요구안은 실업증가, 비정규직 고용 불안, 노동의 질 저하 등을 해소하기 위한 금속산별협약의 근거확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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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발언 중인 사용자협의회 신쌍식 부회장(회장 직무대행) |
해설을 들은 사용자협의회는 “요구안은 잘 들었다. 내부에서 대응방안은 논의 중이다”라고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간략히 표했다. 이어 신 직무대행은 “해마다 진통을 겪으면서도 교섭을 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조합활동 보장 등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법제화 된 것은 받아줄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라고 말했다. 이는 노조법개정에 따른 노동기본권 관련 요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 1월 인사노무담당자들의 설문조사 결과 50%이상이 노조법 개정은 노사관계에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때문에 법이 7월 1일부로 실시되더라도 노사관계협약을 파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못 박았다. 또 박위원장은 “경제위기나 다른 이유로 교섭을 지연시키지 말라”며 다음교섭에서 우리 요구에 대해 사용자측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주문했다.
김 사무처장도 “노동기본권 관련해서 지부에서 합의되지 못하면 중앙교섭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그러나 현재 지부가 4월만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어 5월 교섭에서 강력하게 갈 수 밖에 없다”며 사용자협의회의 교섭에 대한 불성실함을 비판했다.
이에 신직무대행이 차기 교섭에서 특단협, 임단협의 입장과 노조 요구안에 대한 입장, 그리고 질문을 정리해 와 본격 교섭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차 교섭은 20일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