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부언론에서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가 7월 특근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기아차지부가 노조전임자 문제를 과도하게 주장하고 그 관철을 위해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는 인상을 의도적으로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며 본질을 파헤쳐보면 회사의 ‘자충수’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지난 7월 1일 새 노조법 강제 시행 뒤 회사는 기아차 노조전임자 2백 3명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명령을 내렸습니다. 또한 회사는 같은 날 노조전임자 문제와 하등의 관계가 없는 노조 대의원 활동을 무급 처리하겠다는 방침마저 세우면서 대의원 각 부서협의를 일과시간 뒤에 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회사는 지난달 29일 ‘근태관리매뉴얼’을 제작 배포해 각 노조활동이 회사 노무주관팀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 징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기아차지부는 회사 허락을 받고 해야 하는 노조활동이야 말로 자주성을 현저히 침해한다고 판단, 당연히 회사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노조전임자라는 이유로 강제 무급휴직 당한 2백 3명은 회사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노조활동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가 순간 돼 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기아차지부 입장에서도 회사 쪽과 생산협의를 할 공식적인 인원이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특근에 대한 생산협의 이외에도, 일상적으로 생산라인 운영에서 진행되어야 할 각종 산업안전, 인원 운영 등에 대한 부서협의는 지부의 대의원들의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업무시간 중의 대의원 활동을 무급처리하고 그것을 어길 경우 징계하겠다고 했습니다. 무급처리에 징계까지 될 판인데 어느 대의원이 기존처럼 노사협의를 하려 하겠습니까. 결국 회사 방침은 일과시간에 정상적으로 이뤄지던 특근협의 등 생산을 둘러싼 노사 간의 다양한 협의조차 봉쇄해버리는 웃지 못할 결과를 초래해 버린 것입니다.
강조하건대 7월 생산특근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생산협의는 기아차지부가 일부러 거부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노동부의 무리한 행정지도에 이은 회사의 무리한 노무관리 매뉴얼로 인해 빚어진 사태입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월 1만대 가량의 추가 생산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로써 한 달 물량 중 10%가량의 공급 차질이 생기는 셈이니, 노조 잡으려다 자기 발등 찍고 있다는 사실을 정몽구 그룹총수가 알고는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파업도 하지 않는데 생산차질이 빚어지는 희한한 현상의 최초 원인이 노동부 타임오프매뉴얼인 셈이니, 정부가 한국 산업경제를 말아먹고 있는 꼴입니다. 2010.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