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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색한 변명, 뻔뻔한 태도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06-24 (목) 16:54 조회 : 2606

노동부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을 위반하는 타임오프 매뉴얼을 작성해 노사 관계를 파행을 몰아가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는 22일 국회 환노위 회의실에서 임태희 노동부장관을 불러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이 날 대다수 위원들은 타임오프 시행과 관련해 노동부의 위법 행위과 부당한 노사 관계 개입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지난 3일 노동부가 발표한 타임오프 매뉴얼을 즉각 폐기하라고 주문했다.

노동부가 헌법 위반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위원은 “노동부가 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타임오프 사용 인원까지 시행령에 못 박으면서 상위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위원은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제도 자체가 근로면제시간 총량과 인원을 정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하자, “애초에 법에 넣어야 할 내용을 법을 통과 시킨 뒤 시행령에 넣은 비겁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 22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노동부 조재정 기획조정실장(왼쪽)과 이채필 차관과 업무보고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명익.

민주노동당 홍희덕위원은 노동부가 ‘노사공동의 이해관계에 속하는 업무’만을 근로시간면제 가능 업무 기준으로 한 것에 대해 “노동부가 파업은 해당업무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는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누구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이냐”며 “노동부가 입법, 행정, 사법 기관을 다하겠다는 것이냐”고 노동부가 헌법마저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22일 오전에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노동부 임태희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명익.

임태희 장관은 답변 과정에서 “파업은 노사관계 공동의 이해를 위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노동3권이라 하더라도 단체행동권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제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 하더라도 노동부 판단에 따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제한하겠다 주장을 한 셈.

노동부 매뉴얼 법적 근거 없다

이 날 가장 큰 화두는 노동부의 타임오프 매뉴얼. 위원들은 “노사관계는 노사자율이 원칙인데 노동부가 법적 근거도 없는 매뉴얼을 작성해 규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희덕위원은 “매뉴얼 내용은 노조 간부를 회사 노무과로 만드는 내용이다. 모든 활동을 사전에 보고하도록 하면서 노조가 자율적으로 활동 하는 것을 왜 정하려는 것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 22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명익.

위원들의 지적에 대해 임태희 장관은 “노조활동을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장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법적 기준과 해설을 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노총이 매뉴얼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에 대해 “해설서 성격의 자료이기 때문에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노동부 매뉴얼 자체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미경위원은 “전 환노위 위원장도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을 노동부가 무시하고 졸속으로 매뉴얼을 발표하면서 노사 갈등을 더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이찬열위원도 “노동부 매뉴얼은 노조탄압, 노조말살을 위한 노동부 지침서”라며 즉각 폐기하고 회수하라고 촉구했다.

환노위 김성순위원장 또한 “노동계, 전문가, 언론 모두 노동부 매뉴얼이 법적 근거도 없고, 지나치게 사용자 위주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노사자율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고 노동부에 권고했다.

"노사자율 존중, 하지만 타임오프 초과한 단협은 불법"

노동부가 노사 관계 자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위원들은 “노동부 근로감도관이 개별 사업장에 상주하면서 교섭 진행을 방해하고, 근로감독관이 매뉴얼 대로만 하면 된다고 사업주들을 종용하고 있다”며 노동부의 지도 감독권한을 넘어선 행위라고 비판했다.

   
▲ 22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던 중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명익.

실제 노동부는 민간기업, 공기업을 막론하고 노사가 체결한 단협 내용에 대해 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해 35건, 올 해 5월까지 45건의 시정명령을 했다. 2010년 1월 1일 이후에 체결한 단협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고 법 내용으로 다시 조정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홍영표 의원은 “가스공사에서 1년여에 걸친 교섭 끝에 단협을 체결했는데, 사측이 이것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 과정에 청와대 고용비서관의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단협체결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노사관계를 잘못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장관은 노사자율 원칙을 존중한다면서도 “한도를 넘어선 내용으로 노사가 합의한다면 경영계는 부당노동행위로, 노동계가 그런 요구를 하면서 분규를 한다면 불법분규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혀 위원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강성노조만 찍어서 체크하겠다?

한편, 위원들은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 ‘근로시간면제제도의 내용과 기업의 대응방안 설명회’에서의 전운배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 발언을 문제삼기도 했다.

   
▲ 22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전운배 노사협력 정책관이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명익.

홍희덕위원은 “노동부 직원인 ‘타임오프가 시행되면 협력적 노사관계가 유지되는 사업장은 그냥 두고, 노사관계가 대립적이거나 노조 힘이 강한 곳은 일일이 체크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는데 정부에서 대기업, 공기업 노조 몇 군데를 찍어서 관리하겠다는 것이냐”며 “이미 노동부에서 타임오프제도를 노조를 길들이기 위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전 정책관을 징계하라고 주문했다.

이찬열위원 또한 전 정책관의 에 대해 "노동자의 편에 조금이라도 더 서야 할 노동부가 할 행위도 맞다고 보는 것이냐. 차라리 경총에서 근무하는 것이 낫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전 정책관에 대한 징계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임 장관이 “발언 취지는 법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경영계에서도 법 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홍 위원은 “두둔하지 말아라.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수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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