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23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노동부 박살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금속노조가를 부르며 대회를 시작하고 있다. 신동준
개악 노조법 시행을 일주일 앞두고 현장에서 혼란과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금속노동자들이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노동부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소속 2천여 명은 23일 오후 3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타임오프 분쇄, 노조법 재개정, 노동부 불법개입 규탄, 노동부 박살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이 날 대공장 사용자를 중심으로 노동기본권을 원천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폭로하고, 그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는 노동부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사관계는 노사가 자율로 정한다는 원칙 아래 6월 안에 단체협약 갱신을 통해 노동기본권 사수하겠다는 목표로 금속노조는 이 달 9일, 11일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총력 투쟁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그 결과 조정신청을 한 161개 사업장 중 50개 사업장이 의견일치를 봤고, 30여 개 사업장이 의견접근 수순까지 이른 것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힘 있는 파업 투쟁으로 조정신청에 돌입한 사업 장 중 절반 이상이 노동기본권을 사수해 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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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23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린 노동부 박살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마친 조합원들이 노동부와 타임오프, 노조탄압 상징물을 불태우고 있다. 신동준 |
하지만 문제는 현대기아차 그룹사를 포함한 대공장 사업장들. 박 위원장은 “문제의 선두에 기아자동차가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아차는 전임자를 무급으로 처리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 증명을 집으로 보냈고, 회사가 지부에 제공했던 자동차, 유류비, 숙소까지 모두 반납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했다. 조합원 교육 시간도 모두 무급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회사가 밝힌 것으로 전하기도 했다.
실제 기아차 소하리 공장 4층에는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관실까지 마련해 노사 교섭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노동부가 사용자들에게 금속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특별세무조사까지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40여년을 노사가 자율로 지켜온 노조활동, 전임자 문제를 노동부가 무너뜨리려는 더러운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노동부를 규탄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7월부터 기아차와 GM대우차를 비롯한 대공장을 중심으로 6월의 파업인원을 훨씬 넘어선 규모의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기아차지부 김태영 부지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근해 관리하고, 갖가지 홍보물을 돌리면서 파업찬반투표를 부결시키려 혈안이 되어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 부지부장은 “회사는 이미 노조와 맺어온 모든 협정을 파기하고 있고, 근무시간에 집회 참여를 위해 조퇴를 쓰는 것마저 금지하겠다고 밝혔다”며 “이것이 정부와 현대기아차그룹이 타임오프를 적용해 노조를 말살하려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지부장은 “기아차를 타깃으로 탄압을 가해오고 있지만, 이것은 같이 살기 위한 싸움”이라며 금속노동자들의 강력한 연대를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 모인 조합원들은 노조 자체를 해체하려는 노동부를 향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타임오프 화형식을 진행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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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23일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을지로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노동부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신동준 |
이어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이 ‘타임오프 분쇄 및 노조법 전면 재개정, 최저임금 현실화 쟁취, 노동탄압분쇄,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펼쳤다. 민주노총 김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 여당과 노동부가 위법적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는 매뉴얼로 노동현장에 혼란을 주고, 이것을 어기는 사용자와 노조를 엄청 대처하겠다는 노동부의 작태가 우습다”며 “분열을 만들고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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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23일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을지로입구를 향해 행진하다 경찰기동대에 막혀 있다. 신동준 |
또한 김 위원장은 현재 최저임금 협상 과정에서 경영계가 0.2%(10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겉으로는 성장 운운하고 하반기 수도, 전기 요금도 다 인상한다고 하면서 최저임금을 10원 인상해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것이냐. 장난하는 것이냐”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이날 집회를 모두 마친 3천여 명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을 진행하려했다. 하지만 경찰이 참가자들의 도로 진입을 폭력적으로 막아 행진 자체를 원활히 진행할 수 없었고, 항의서한도 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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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23일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명동성당 입구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있다. 신동준 |
행진 과정에서 서울지방노동청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지난 21일 타임오프 매뉴얼에 문제를 제기하며 노동부장관 항의면담을 요구하다가 연행된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 보건의료노조 이용길 수석부위원장 등의 즉각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