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에서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의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아래 중노위)가 24일 “조정대상이 아니다”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파업의 불법성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파업 자체를 항상 불법인 것으로 보이게끔 쓰고 싶어 환장한 일부 언론이 또 하나의 소재거리를 찾아낸 것에 불과하므로 새삼스럽지 조차 않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공정성 차원에서 ‘팩트’ 몇 가지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날 중노위는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아 쟁의상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쟁의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어 중노위는 “사측이 전임자 문제를 이유로 교섭자체를 피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회사 쪽에 교섭에 임하라는 지적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 중 ‘조정대상이 아니’라는 대목만 딱 잘라 보도했습니다. 이는 “교섭대상도 아니니 노조 파업은 당연히 불법”이라는 논법으로 독자들을 이끈 것입니다. 회사더러 교섭에 임하라는 중노위 결정 취지를 심하게 비튼 셈입니다.
일부 언론은 이른바 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가 있더라도 파업의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례가 쌓여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001년 6월 26일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노동조합은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며 “노동위원회가 반드시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하여야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대법원은 2003년 4월 25일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 취지는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니”라며 “노동위원회 권고결정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면 노동조합 쟁의권이 부당하게 침해될 수도 있으므로 권고결정을 받은 이후 그에 따른 교섭을 하지 아니한 채 쟁의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행정지도 뒤 파업돌입 불법성 논란은 말끔히 정리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이번 파업 불법논란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어떤 언론은 “이번 파업 불법”이라고 단정하기도 했습니다. 대법판례를 아는지 모르는지 해당 기자의 실력과 자질을 의심하기에 충분합니다. 아마 해당 기자의 머릿속에서만 논란이일고 있거나 ‘데스크’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위치였던 모양입니다. 금속노조는 일부 언론기자의 자질함량에 언급 가치를 못 느낍니다. 금속노조는 기자가 잘 모를 경우 언제든 충실히 설명해줄 용의를 갖고 있음을 밝힙니다. 금속노조는 일부 언론사가 현대기아차로부터 거둬들이는 광고수익을 의식해 그곳 홍보실에서 하는 말만 가져다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미뤄 짐작합니다. 이러한 언론의 현주소가 씁쓸할 따름입니다.
2010. 6. 25
-금속노동자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