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참하면 50만원 벌금” 25일 머니투데이라는 경제일간지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그것도 1면 톱으로 다뤘다. 머니투데이는 이 기사를 통해 부산지역의 금속노조 소속 S사가 전 조합원에게 50만원씩 모아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만 나눠 갖도록 한다며 “파업불참자에게 벌금을 강제 징수하는 셈”이라고 소개했다.
기사에 나온 S사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S&T대우다. S&T대우지회(지회장 문영만)는 지난 15일 3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6, 7월 상여금 25만원씩을 거출해 1인당 50만원을 공동책임기금으로 모으자고 결정했다. 일단 50만원씩 돈을 걷는 다는 내용은 사실인 셈이다. 하지만 이 신문은 공동책임기금의 취지와 목적, 그리고 조성과정에 대해선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했다.
S&T대우지회의 공동책임기금 조성은 지회의 ‘생계보조기금 및 공동책임제 운영 세칙’에 근거하고 있다. 세칙은 이 기금의 목적을 ‘쟁의행위로 인한 손실금을 전체 조합원이 공동으로 책임을 분담하고 형평을 유지함으로서 참여와 단결을 통한 조합발전에 기여하며, 조합활동 과정에서 신분상, 재산상, 기타 불이익을 당한 조합원과 그 가족을 보호하여 원활한 조합활동을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벌금이 아니라 함께 살자는 ‘연대 기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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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일간지인 머니투데이가 25일 1면 톱으로 내보낸 기사. 제목부터 가관이다. |
이 같은 기금은 지회가 아닌 금속노조에도 존재한다. 노조 규약 14조에는 ‘노동자의 권익 수호를 위한 투쟁과 조합 활동 과정에서 해고, 혹은 보복성 계약해지되거나 신분상, 신체상, 재산상의 불이익을 당했을 때, 조합은 조합원의 복직 및 불이익에 대한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돼 있으며 이를 위해 조합비의 5%를 신분보장기금으로 적립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장기간의 투쟁으로 6개월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장기투쟁대책기금도 마련돼 있다.
S&T대우지회의 공동책임기금이 노조의 신분보장기금이나 장기투쟁대책기금과 다른 점은 조합비의 일부를 매년 적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금이 필요할 때 거출한다는 것밖에 없다. 게다가 강제로 거출하는 것도 아니다. 지회는 최근 조합원교육 및 분과토의를 통해 이 기금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모이자, 쟁대위에서 이를 결정한 후 조합원마다 동의서를 통해 의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지회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533명 중 개인적 사정이 있는 1명과 산재환자 2명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기금 거출을 동의했다고 한다. 언론에서 얘기하듯 강제로 내야하는 벌금이 아니란 얘기다.
한편 금속노조차원에서 비슷한 성격의 기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S&T대우지회가 자체적으로 공동책임기금제를 운영하는 것은 방위산업체라는 특수한 조건 때문이다. S&T대우는 방산사업과 민수사업으로 구분이 돼 있어 쟁의 행위 발생 시 민수부문 조합원들만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결국 회사가 직장을 폐쇄하거나 파업 기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경우 민수부문 조합원들만 불이익을 입게 된다. 지회는 이러한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월 지회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이 제도를 신설했다. 법적 한계 때문에 쟁의행위는 함께 못하더라도 투쟁에 대한 책임은 함께 지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나 마찬가지였다. 지회는 2008년 파업 때도 이 기금을 활용한 바 있다. 물론 언론은 이 같은 배경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해당 기사는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호응이 높지 않자 노조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7월 1일 타임오프제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노동기본권 보장을 합의하는 사업장들이 늘어남에 따라 각종 경제지와 보수언론의 이 같은 왜곡 편파 보도가 늘고 있다. 하지만 S&T대우지회의 모범적인 연대 기금을 ‘벌금’으로 둔갑시키는 언론이야말로 정당한 파업을 흠집 내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