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와 보수언론들이 금속노조 파업 힘 빼기에 혈안이다. 특히 기아차 찬반투표를 앞두고 회사의 사주라도 받은 듯 ‘제2전성기에 파업이 웬말이냐’는 투의 기사들을 앞 다퉈 쏟아냈다.
하지만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 파업찬반투표는 71.9%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찬성률은 지난 5년간 진행된 파업찬반투표 찬성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8~29일 진행된 GM대우차지부(지부장 추영호)의 파업찬반투표도 86.4%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 같은 결과는 개악 노조법 문제가 “조합원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사안이라 조합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분석이 그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일부 재벌 대기업의 도 넘은 노동탄압은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노조법조차 뛰어넘는 내용인 노동부 타임오프 매뉴얼을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모든 활동의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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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모스지회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6월 파업에 동참했다. 지회는 파업 뒤 지회소식지를 통해 그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이는 금속노조 사업장 중 장기간 평화로운 노사관계가 유지되던 곳들이 올해 6월 대거 파업에 동참한 사실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7월 1일 타임오프제 시행을 앞두고 충남의 다이모스 사측은 지회에 그간의 경비지원을 모두 중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합원 교육시간 보장과 교섭위원, 대의원 활동까지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단순히 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 차원이 아닌 노조 활동 전반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충남 다이모스지회(지회장 용익순)는 올해 14년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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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에서 현대하이스코지회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노동자들의 파업수순은 13년만이다. |
현대하이스코 노동자들의 파업은 13년만이다. 순천공장과 당진공장에서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파업찬반투표 결과 93.3%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였다. 조합원이 1천명 규모인 STX조선지회(지회장 고민철)도 10년만에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대표는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어 노동기본권 문제를 둘러싸고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의 대원강업도 올해 9년만에 파업을 전개했으며, 대전 보쉬기전 노동자들의 특근거부 투쟁은 11년만이다.
KEC지회(지회장 현정호)는 앵무새처럼 ‘법과 원칙’만 강조하며 노동기본권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회사에 맞서 지난주까지 열흘 넘게 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KEC지회의 장기간 전면파업은 99년 4일간의 파업 이래 10년만이다. 그 밖에 매년 부분적으로 파업을 하면서도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았던 많은 사업장들이 올해만큼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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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아침 구미 KEC공장 내 민주광장에서 조합원 5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투쟁 승리 문화제가 열렸다. KEC지회의 장기간 전면파업은 무려 지난 1999년 4일간의 파업 이래 11년만이다. |
타임오프제도가 시행되는 7월이 되면 이 같은 갈등국면이 과연 잠잠해 질 수 있을까. 금속노조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기본권 관련 단체협약 조항에 대해 의견일치 수순을 밟고 있는 사업장이 85곳이며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오프제 시행으로 인한 파국을 피하고자 자율적인 합의를 선택하는 노사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벌 대기업 사용자들과 노동부의 압박이 노골화됨에 따라 7월에도 평화적인 노사관계는 기대하기 어렵게 돼 가고 있다. 현대기아, 두산, S&T 등 재벌 그룹사들은 미리 작전이라도 짠 듯 하나같이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를 외면하고 있으며, 노조활동 전반을 통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게다가 노동부는 단체협약 합의 수순을 밟고 있는 업체들 중 타임오프 매뉴얼과 어긋나는 곳을 색출하기 위해 혈안이다. 7월 이후 기아차, GM대우차를 포함한 재벌 대기업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6월보다 더 크게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동조합 자체가 무력화될 위기를 앞두고 조합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조합원들이 노동기본권 문제를 간부들만의 정치투쟁 건수가 아닌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단결투쟁가’라는 노래 가사에도 있듯 사용자는 ‘조금씩 갉아먹’는 것이 특기다. 하지만 이번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려했다.
-금속노동자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