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번로그인 |로그인|사이트맵
 
  

5월 6일 화요일13:40:05


헤드라인뉴스 지부소식 > 헤드라인뉴스

총 게시물 1,705건, 최근 0 건
   

“노조 교육방식 이대로는 안 된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03-04 (목) 15:28 조회 : 2094

우리 노동조합의 교육체계 이대로 좋은가. 정체돼 있는 노동 교육을 생동감 넘치게 만들 새로운 교육 모델은 없을까. 금속노조 교육원(교육원장 박장현)은 23일 낮 3시 <CAW(캐나다 자동차일반노조) 교육사업 및 교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 CAW 교육체계의 특징이 무엇이며 우리가 배울 것은 어떤 점들이 있는지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원에서는 이미 산별노조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사업체제를 정립하기 위해 스웨덴, 독일, 캐나다 등 외국 산별노조의 교육 사례를 조사 연구해 왔다. 그 결실로 작년 <2009 외국산별노조 교육사례 조사보고서>를 발간한데 이어 얼마 전 CAW(캐나다 자동차일반노조)에서 간부 교육으로 사용하는 ‘유급교육휴가(PEL) 교안’의 일부를 번역하기도 했다.

여러 나라의 노동조합 중 유독 CAW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CAW의 노동 교육이 세계적인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는 데 있다. 박장현 원장은 “여러  나라들의 노동조합 교육을 직접 구경도 해보고 연구해 보기도 했지만, CAW 교안만큼 완성도 높고 충실한 교재는 보지 못했다”며 “교육원에서 CAW 노동교육 사례를 조사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고까지 극찬했다. 직접 CAW를 방문해 교육 현장을 체험하고 온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임영일 소장은 “실제로 많은 나라의 노동조합 간부들이 캐나다를 방문해 CAW의 교육체계를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 PEL 4주 숙박교육에 참가한 수강생들

전세계 모범으로 꼽히는 CAW 노동교육

강연도 없고 강사조차 없는 교육이 가능할까. 철저하게 참여식 문제제기식 교육방법을 구현하고 있는 CAW의 노동 교육은 그 답을 보여주고 있다. 임 소장은 본인이 직접 캐나다에서 체험한 4주짜리 연수원 합숙 교육을 소개했다.

임 소장에 따르면 CAW의 노동 교육에는 강사의 일방적 강연이 전혀 없다. 대신 DL(Discussion Leader)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주재하는 토론을 통해서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은 DL이 참가자들에게 특정 주제와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면 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답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쏟아 놓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속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함께 확인하고 토론을 진행한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와 분석이 보태져 공통된 것들의 본질을 참가자 스스로가 규명하게 된다.

CAW는 이 같은 방식으로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계급이란 무엇인가, 노동자의 정치적 행동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다양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 CAW 교육체계에 적용된 프레이리 나선형 모델
강연도 강사도 없는 CAW식 교육

CAW는 교육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참가자들은 토론을 통해 사회의 모순이나 작업장의 문제를 규명한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전략을 수립한다. 이 때 실천 전략은 실현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내용이어야 한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은 연수원을 나와 현장으로 돌아간다. 참가자들은 앞서 수립한 실천 전략을 각자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해 본다. 이 때 CAW의 지역 조직들은 그들의 실천을 도와준다. 참가자들은 한 달 또는 여러 달 동안 현장에서 실천한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 다시 연수원에 모여 서로의 실천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한다. 머리로 알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단계까지 교육 체계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학습하고 결의한 후 실천과 평가까지

토론회에서는 CAW가 모범적인 교육체계를 구축하게 된 배경에 대한 고찰도 이어졌다. 임 소장에 따르면 CAW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지부였다가 1985년 신자유주의 공세에 밀려 양보교섭을 거듭한 UAW의 실리주의적 노동조합 운동으로부터 결별하면서 탄생했다. CAW는 계급적 지향이 선명한 사회적 노조주의(Social Unionism)라는 것을 기치로 내걸고 조직확대 사업에 주력했으며, 이 과정에서 CAW의 지향과 목표를 전 조직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노동 교육 특히 간부 대상 교육을 강화한 것이다.

CAW는 당시 적립금 4천6백만 달러 중 무려 3천만 달러 가량을 교육 연수원 확충 등 교육 체계 확립에 투입했다고 한다. 설립 초반부터 노동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 이후 CAW는 96년 또 한 번의 교육 체계 개혁을 단행, 지금의 교육체계를 완성시키게 된다.

또한 임 소장에 따르면 CAW는 사용자들에게 단체협약으로 교육기금을 강제해 유급교육휴가 프로그램(PEL, Paid Education Leave Program) 수강생들이 생계 지장 없이 2주~4주간 합숙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L 교육은 연 1만9천명 정도가 참여하는 간부(활동가) 중심 교육이다. 현재 CAW 조합원의 90%가 PEL 협약을 적용받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한사람 당 1시간에 2~7센트(20~80원)를 교육기금으로 부담하고 있다.

단협으로 사용자의 교육기금 강제

CAW 교육체계에 대한 발제가 끝나자 토론회 참가자들은 CAW 교육체계에 비추어 우리나라 노동조합 교육에 대한 고민들을 털어놨다. 임 소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참여식 교육이 많이 논의되고 실제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노동조합 교육에 있어서는 아직 종교단체 부흥회 같은 일방적 교육방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노조 교육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호규 부위원장도 “현장의 교육위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조의 교육이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 700명 수용이 가능한 CAW의 교육 연수원

토론의 핵심은 우리의 교육 체계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로 모아졌다. 참가자들은 우리 현실에 맞는 구체적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부위원장은 “이미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지부들의 경우 교육 경험도 풍부하고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면서 “현 교육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산시켜 CAW 못지않은 우리만의 대안적 모델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교육원의 최용숙 교육연구위원은 “CAW의 노동 교육 모델을 우리 현실에 적용시켜 구체적인 샘플을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2차 토론회도 추진해 보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산별시대에 맞는 우리만의 교육모델 찾아야

설립 초기부터 간부 교육에 노조의 역량을 집중시켰던 CAW의 교육 정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노조 민경민 교육실장은 “금속노조의 경우 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아직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CAW로부터 배워야할 자세를 지적하고 있다. 현장 조합원 교육에 앞서 조합원을 지도·교육하고 조직을 확대시킬 간부부터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

노조는 이미 지난달 23일 조직발전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해 그 밑에 교육소위원회를 구성, 금속노조 중장기 교육훈련체계 정비와 교육연수원 설립을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교육을 중요시하는 CAW의 자세와 그들의 혁신적인 교육 체계를 참고해, 정체된 노동조합 교육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방안을 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특수문자
hi
   
QR CODE

총 게시물 1,705건, 최근 0 건
번호 이미지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5  2010년 차별의 역사를 끊자 관리자 2010-03-08 2034
84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도급화계획 노동부신고 관리자 2010-03-04 2322
83  ‘산별공동요구’로 15만 공동투쟁 관리자 2010-03-04 1924
82  유럽의 발암물질 우리에겐 겨우 자극물질? 관리자 2010-03-04 2020
81  월투쟁 힘있게 준비하자 관리자 2010-03-04 1948
80  왜 아픈지도 모른 채 죽어간 이들 관리자 2010-03-04 2025
79  초과근무가 동료들 일자리 위협한다? 관리자 2010-03-04 2053
78  한진중공업 2월 26일, ‘인위적인 구조조정 중단’ 관리자 2010-03-04 1976
77  노동자들에게 영원한 패배는 없다 관리자 2010-03-04 2036
76  대림차지회, 본관 점거 농성 돌입 관리자 2010-03-04 1946
75  노동법 안 지키는 노동청 관리자 2010-03-04 2089
74  [속보]한진중 정리해고 중단 합의 관리자 2010-03-04 1967
73  “노조 교육방식 이대로는 안 된다” 관리자 2010-03-04 2095
72  도요타와 현대차의 차이는 ‘노동조합’ 관리자 2010-03-04 2156
71  대부분 나타나지 않았다 관리자 2010-03-04 1951
처음  이전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다음  맨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