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단위노동비용이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로 원화가치가 하락했고 기업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인건비 지출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한국의 단위노동비용은 리먼 브라더스 파산사태가 발생한 2008년 3·4분기에 비해 4.7% 줄어 조사대상 23개국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
단위노동비용은 상품 1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로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거나 명목임금이 하락하면 감소한다.
OECD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은 지난해 4·4분기에 OECD 회원국 중 단위노동비용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며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증가한 반면 비유럽 국가들은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기간 중 OECD 국가의 평균 단위노동비용은 0.3% 증가했다. 영국(4.6%), 독일(4.5%), 이탈리아(3.7%) 프랑스(2.3%) 등 유럽 국가들은 증가했으며 핀란드와 그리스는 7% 늘었다. 반면 미국은 2.4% 감소해 우리나라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고 일본과 아일랜드도 1.8%씩 줄었다.
특히 지난해 2·4분기부터 4·4분기까지 3분기 연속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한 국가는 OECD 국가 가운데 한국, 독일, 네덜란드 등 3곳뿐이었다. 지난해 1·4분기 우리나라의 단위노동비용은 0.4% 상승했으나 2·4분기 1.5%, 3·4분기와 4·4분기 각각 2.2%가 줄었다. 지난해 4·4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단위노동비용이 0.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2.5배가량 더 하락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단위노동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근로자 임금을 하향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근로자들의 소득수준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한국노동연구원 정진호 박사는 “단위노동비용 감소는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임금정체 또는 감소 영향이 컸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동부의 5인 이상 사업체 임금근로시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은 2008년보다 0.7%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도 단위노동비용 하락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 정유훈 선임연구원은 “단위노동비용 감소는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치가 크게 낮아진 영향이 크다”며 “일본은 물가하락 영향, 미국은 임금 삭감 때문에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