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지회장 채인호)가 영유아보육법 상 보육시설 설치 및 보육수당 지급을 이행하지 않는 사측에 맞서 전국 최초로 보육수당청구소송을 시작했다.
500명 이상 사업장, 보육수당 지급은 사업주 의무
2005년 1월 개정된 영유아보육법 제14조 및 동법시행령 제20조에 따르면 상시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의 사업주는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만약 사업주가 직장보육시설을 단독으로 설치할 수 없을 때에는 지역의 보육시설과 위탁 계약해 보육을 지원하거나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개정된 내용은 2006년 1월 30일부터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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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육수당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현대제철지회 배철갑 사무장 |
지회는 상시 생산직 노동자가 2천명이 넘는 사업장으로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의 적용 대상이다. 지회는 법 개정 이후 2006년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에 직장보육시설 설치 및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을 시 보육비를 실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노사는 교섭 과정에서 현대제철 노동자들이 입주하는 약 2500세대의 주택조합 주택을 건설하기로 하고, 주택이 건설될 예정인 이주단지에 보육시설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단협에는 위 사항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사측은 2007년 교섭에서 주택조합 입주시기를 2009년 말~2010년 6월로 약속했으나 현재는 입주시기가 2012년 말 이후로 지연되고 있다. 그에 따라 직장보육시설 설치 또한 3년 이상 연기된 상황. 지회는 보육시설 관련 사항을 매 년 교섭 때마다 요구해왔지만 사측은 ‘이주단지 확정 시 협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
이에 지회는 지난 해 12월, 2006년 1월30일부터 현재까지 미지급된 보육수당을 청구하는 소송을 시작했다. 이 소송에는 지회 배철갑 사무장과 송승욱 조합원이 대표소송인으로, 2000년 12월 이후 출생자녀가 있는 조합원 256명이 참여했다. 4월 1일 첫 재판을 진행한 상태다.
처벌조항 없으면 법 안지켜도 그만?
사측은 지회의 요구에 대해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보육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나 그에 대한 보육수당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유아보육법상 보육시설 설치 및 보육수당 지급은 권고적 내용일 뿐 벌금, 과태료 등의 불이행에 대한 법적 강제수단이 없다는 것. 심지어 소송 결과에 따라 영유아보육법의 위헌 청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육시설 설치에 대해 지회와 합의한 사실에 대해서도 ‘협의했을 뿐 약속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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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노동자들이 전기로 앞을 지나가고 있다. 신동준 |
지회 배철갑 사무장은 “법으로 당연히 설치해야하는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수당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지 않냐”며 “강제수단이 없으니 지키든 말든 사업주 마음이라고 판결이 난다면 이 법은 존재할 이유조차 없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소송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배 사무장은 “이미 전국에서 자녀보육시설이나 보육수당에 대한 내용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업장 또한 많은 상황이다”며 “이번 소송의 결과는 전국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송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회는 이번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계속해서 단협으로 보육시설 설치 및 보육수당을 보장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같은 지역의 다스아산지회, 세영테크지회 등은 이미 단협에 취학 전 자녀에 대한 보육비 지급을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