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경영진이 조합원 1,199명에 대한 정리해고 및 도급화와 조합원 임금 삭감을 강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회사 사외이사의 보수를 1인당 4천만원 인상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에 19일 오후 3시에 산업은행 광주지점 앞에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장영열)와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긴급 항의집회를 진행했다.
금호타이어는 11명의 이사를 9명으로 줄였지만, 보수 총액의 한도를 18억원으로 유지하는 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인원은 줄였지만 총액은 그대로 유지돼 1인당 4천만원을 더 받게 되는 셈. 또한 금호석유화학의 경우는 사외이사 1명이 임원진에 추가됐는데 보수 한도를 26억원에서 30억원으로 무려 4억원이나 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동자에게 뼈를 깎는 고통을 강요했다. 임금 30%와 상여금 300% 삭감을 요구하는가 하면, 최종적으로 1,199명의 노동자에게 정리해고 예고 및 도급화 전적 통보를 단행했다. 노동자에게는 고통분담을 강요하며 경영진은 돈자치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미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태는 올 초부터 진행됐다. 부실경영의 주범인 오세철 사장의 퇴사 때는 15억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사무직 중간관리자는 직급승진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그만둔 178명의 퇴직자에게는 아직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긴급 항의집회에 참석한 광주전남지부 이충헌 수석부지부장은 “지금 금호타이어 경영진과 산업은행 채권단이 짜고치는 고스톱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부지부장은 “노조동의서 없으면 긴급운영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며 노조의 ‘노예동의서’와 같은 항복을 요구한 산업은행 채권단과 공장 정상가동을 위해서 노동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청춘을 바친 공장에서 내쫒는 경영진이 금호타이어 부실경영과 부실방관의 장본인”이라며 경영진과 채권단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고미경 수석부본부장은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고 노동자들에게 협박하는 저들이 바로 강도다. 이제 노동자의 분노를 모아 투쟁역량을 모아 금호타이어 경영진과 산업은행 채권단을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구조조정 중인 계열사 4곳에 모두 산업은행 출신 퇴직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에서 조정 역할을 담당해야 할 산업은행에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고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경영진은 사외이사를 통해 산업은행과의 교섭을 유리하게 끌고 가며, 노동자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항의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고미경 수석부본부장, 이충헌 수석부지부장, 이철 금호타이어곡성지회장은 산업은행 광주지점 정기춘 지점장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에서 정기춘 지점장은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정리해고 및 임금삭감을 요구한 적이 없다. 회사측의 자구계획안일 뿐이며 산업은행은 노조동의서를 요구한 것이다”라며 금호타이어 경영진에게 그 책임을 떠넘겼다.
이에 이철 지회장은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부실을 방관하더니,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방관하고 있다”며 “어떻게 노동자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면서 부실경영의 책임자인 경영진에게는 유연할 수 있냐”고 항의했다.
참석자들은 20여분의 항의 면담을 마치고 집회를 마무리 했다. 이날 집회에는 금호타이어 가족대책위를 비롯하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60여명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