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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픈지도 모른 채 죽어간 이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03-04 (목) 15:33 조회 : 2649

3월 6일은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 故황유미씨의 3주기입니다.
그녀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삼성의 진면모와 반도체산업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수많은 유해요인들을 일깨워주었고, ‘반올림’을 결성하여 삼성이라는 거대한 괴물에 맞서 투쟁하도록 했습니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매년 故황유미씨를 추모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올해는 단 하루의 추모제가 아니라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공동주최로 3월 2일부터 5일까지를 ‘반도체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아래와 같은 행사를 진행합니다.  

추모 주간 행사
<추모 주간 행사>
3/2(화) 11시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 (삼성본관_강남역4번출구앞)
           15시 삼성반도체 백혈병피해자 故이숙영, 故황민웅씨 효원납골당 추모
3/3(수) 12시 기흥, 화성, 천안, 온양, 탕정등 삼성전자/반도체공장앞 동시다발 일인시위
           19시 수원촛불문화제
3/4(목) 10시~17시 국제심포지엄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현실과 투쟁”(인권위) - 대만, 중국, 한국사례 발제 및 아시아 전자산업노동자 조직화 관련 토론
3/5(금) 18시 추모 문화제 (삼성본관_강남역4번출구앞)

이번 추모주간 행사 중 4일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반도체 혹은 전자산업 자본에 맞서 투쟁해 온 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이 참여합니다. 이 심포지엄은 세계 전자산업의 주요 생산 거점인 한국, 중국, 대만에서 장시간노동, 저임금, 유해작업환경, 노동3권 탄압 등에 맞서 투쟁한 노동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교류하고, 전자산업 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토론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반올림에 들어온 제보만으로도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는 너무도 많습니다. 스무 명이 넘는 조혈계암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 피해노동자들(뇌종양, 흑색종, 육아종, 종격동암)과 희귀질환(루게릭병, 다발성신경염-유기용제 중독으로 생기는 앉은뱅이병), 그리고 생식독성 피해자(유산, 불임, 생리불순, 기형아출산) 및 탈모, 빈혈, 피부병, 호흡기질환 등 크고 작은 직업병으로 너무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받아왔습니다.

   

이는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화학물질과 유독가스, 방사선을 오랫동안 써왔으면서도 정작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설비는 뒤늦게 마련했고, 소위 안전설비를 설치해도 더 빨리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아예 안전장치를 끈 채 작업하도록 종용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노조조차 만들지 못하게 하는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노동권 탄압에 있습니다. 그동안 부패경영, 황제경영으로 유명한 삼성 자본은 막대한 뇌물로 정부를 길들이고 정부와 결탁했습니다. 삼성은 이 힘으로 반헌법적 무노조경영을 유지 고수하며 상상을 초월한 노동탄압으로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 건설을 방해해 왔습니다. 노동자의 단결권이 보장되지 못한 결과, 무수히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이 양산되면서도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자신의 병이 산재인지도 모르는 채 죽거나 평생을 고통 받는 현실이 초래된 것입니다.

이번 추모주간에는 국내외 노동·사회단체들과 공동으로 ‘삼성의 직업병 책임 인정과 안전하고 인간적인 노동조건 제공을 촉구하는 국제 청원운동’을 선포하고 삼성을 바꾸기 위한 국제연대의 첫 포문을 열 계획입니다. 이런 다양한 실천들을 통해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들을 비롯하여 반도체 전자산업의 이윤을 위해 죽어간 모든 산재사망노동자들을 추모할 것입니다. 더불어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도 병들지도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실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이종란 / 반올림 활동가(민주노총 경기법률원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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