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오는 27일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한다. 올 한해 사업계획과 그에 따른 예산을 확정하는 큰 대회다. 노조는 오는 19일까지 현장간담회를 실시한 뒤 20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대의원대회 제출 안건을 최종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현장간담회용 토론자료를 마련했다. 이에 <금속노동자>는 현재까지 마련된 올 노조 사업계획을 몇차례 나누어 해설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금속노조 교섭이라고 하면 흔히 ‘중앙교섭-지부집단교섭-사업장보충교섭’ 등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교섭은 금속노조가 그 상대방인 사용자단체와 벌이는 교섭이다. 지부집단교섭은 노조 지역지부와 그 반대편인 사용자단체 소속 지역사용자들이 벌이는 이른바 ‘지역교섭’을 말한다. 사업장보충교섭은 앞의 두 교섭 뒤 사업장별로 보충해서 펼치는 교섭이다.
현재 금속노조 관련 기업 약 1백 곳 정도가 교섭상대방인 사용자단체에 가입해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나 GM대우차, 그리고 두산그룹사 등의 대기업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조합원 수치로 계산하면 2만 5천 여 명 수준만 위에 말한 ‘금속노조 교섭’에 영향 받는 셈이다. 나머지 12만 여 명은 이른바 ‘대각선교섭’이라는 이름하에 펼치는 사실상의 기업별교섭 영향권 하에 아직 놓여있다. 15만 명이 된 뒤 3년째 이런 상태니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고민은 깊다. 도대체 올 금속노조 교섭은 어떻게 설계되고 있을까?
임단협 세부방침 3월 초 임시대대서 결정
지난 13일 노조 중앙집행위원회 검토를 거쳐 현장토론중인 ‘계획안’에 따르면, 금속노조(위원장)는 3월 첫 주에 올 금속노조 임단협 세부방침을 확정하기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추가로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이달 27일 정기대의원대회 때는 큰 가닥만 잡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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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는 지난 13일 올 사업계획과 관련해 현장토론에 부칠 내용을 다듬기 위해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 |
일단 노조는 올해 대기업들로 하여금 중앙교섭에 참석하도록 촉구하는 이른바 ‘중앙교섭 성사투쟁’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획안’은 “현재 금속노조의 조직력과 상대방의 태도를 비추어봤을 때 15만 중앙교섭이 올해 단숨에 성사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어 “다양한 교섭틀을 통해 15만 중앙교섭을 단계적으로 쟁취하는 전술을 택하자”고 덧붙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유기 노조 위원장은 “중앙교섭, 부품사를 대표하는 상대방과의 협의 및 교섭, 완성사-부품사를 묶어 진행하는 협의 및 교섭, 조선 및 철강 등 각 업종별 협의 및 교섭, 지역교섭, 공단교섭 등 다양하게 설계해보자”고 설명하고 있다. ‘중앙교섭-지부집단교섭-사업장보충교섭’이라는 전통적인 금속노조 교섭구조로는 12만에 이르는 조합원을 포괄할 수 없으니, 여러 가지 묶일 수 있는 단위별로 겹치고 중복되게끔 노사간 교섭과 협의구조를 다양하게 짜보자는 계산이다. 묶인 단위별로 최소한 노사간의 정책협의에서부터 최고 수위로는 노사교섭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추진해보자는 뜻.
중앙교섭 성사는 중장기과제…중층적 협의 및 교섭모색
이러한 노사간의 다양한 협의 및 교섭구조를 시도하는 가운데 노조는 올해 영역별 공동투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노조는 기존의 중앙교섭 대오와 현대기아차와 GM대우차 등 자동차완성사 대오가 같은 요구로 공동투쟁을 펼치게 계획을 짜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금속노조 조선업종분과 소속 사업장은 이미 지난달 30일 대표자회의를 통해 “올해 조선소 공동요구를 마련해 공동투쟁을 배치하자”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금속노조는 올해 공동교섭이 가능한 교섭군 별로 공동투쟁을 벌인다. 이를 위한 공동교섭단도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노조는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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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9월 17일 중앙교섭 합의 조인식. 노조는 중앙교섭에 불참하고 있는 대기업들을 올해 단숨에 교섭에 끌어내는 것이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
공동투쟁을 위해 노조는 금속노조 공동요구도 마련할 계획이다. 노조는 오는 27일 개최하는 정기대의원대회 뒤 한 달 반 동안 지회와 지부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조합원들의 요구를 모은다. 그 가운데 5개 정도의 공통점을 추려내 3월 임시대의원대회 때 최종 5대 요구안(가칭)을 확정하겠다는 수순이다. 이와 관련해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대부분의 조합원이 기본급 동결 등의 고통을 감내했다”며 “뿐만 아니라 올해 조합원들은 역시 크고 작은 구조조정 등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가 주요 요구가 될 전망이라는 설명. 뿐만 아니라 박 위원장은 심야노동을 없애는 교대제도를 변경하고 그에 따른 급여지급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대한 조합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5만 공동요구 마련…3월초까지 15만 요구 모으기 작업
한편, 노조는 노조단체협약위원회(아래 단협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계획안’은 기존 단협위가 중앙교섭 요구안 초안을 마련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향후 중앙교섭 외에도 영역별 교섭의 정책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단협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제출된 단협위 구성계획은 노조 6명에 19개 지부 각 한명씩, 여기에 1천명 이상 지회 책임자를 추가 포함하자는 것. 아울러 노조는 단협위 산하에 완성사, 부품사, 조선업종, 기계업종 등의 분과를 구성하고 19개 지부마다 1명씩을 파견한 단협위 기획단을 상시적으로 가동해 각종 노사간의 협의 및 교섭을 지원하고 관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제출된 올 임단협 일정은 3월 초 임시대의원대회 세부방침 수립 뒤 지부 지회별로 각 단위 대의원대회 때 요구를 추가 결정하여 3월 말 일괄 요구안을 발송하는 수순이다. 그 뒤 4월부터 각 단위 교섭이 시작되어 6월 공동투쟁에 이어 공동타결을 하는 계획이다.
2010년 해가 뜬지 벌써 한 달이 다되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 집행부가 그리는 올 임단협의 상에 대한 조합원의 이해도부터 높여야 한다. 올해는 사실상 기업별노조 관성 하에 놓인 다수 조합원들에게 산별노조의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