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국내공장노동자들을 일부러 정리해고 시키기 위해 국내물량수주를 미루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지부장 문철상)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가 ‘국내수주량 연속3년치 확보’라는 노사합의를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1일, 16개월 만에 대만 신건해운으로부터 18만톤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2척을 수주했으며, 척당 가격이 6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그런데 회사는 이 수주물량을 필리핀에 있는 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인 ‘HHIC-PHIL INC(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생산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부는 2007년 금속노조와 회사가 맺는 단체협약을 어기면서 지난해 12월부터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지부에 따르면 200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만들어 질 때,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미 해외공장의 악영향을 우려했었다. 이에 노조는 회사에 ‘특별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회사는 국내수주량 3년치를 연속해서 확보토록 최대한 노력한다 △경영상의 이유로 국내공장의 축소 및 폐쇄 등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해외공장 운영으로 인해 국내공장 조합원의 고용불안이 발생치 않도록 한다 △회사는 해외공장이 운영되는 한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요지의 합의를 회사로부터 이끌어냈었다(2007년 3월 14일).
그런데 회사는 최근 대만으로부터 수주한 물량을 노조와 아무런 의논도 없이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배치해 버린 것이다. ‘해외공장 관련 특별단체교섭 합의서’에 명시된 국내수주량 3년치를 연속해서 확보‘한다는 노사합의는 온데간데 없고, 국내에서는 ’수주물량이 없다‘며 불법적인 집단해고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
지부에 따르면 회사는 거듭된 노동조합의 ‘고용안정을 위한 특별단체교섭’ 요구를 묵살하고 회사가 예정하고 있는 ‘1월 26일 정리해고통보’에서 한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지부는 지난 7일 오후 2시30분 한진중공업 식당에서 긴급히 지부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한진중공업의 불법 집단해고를 저지하기 위해 지부총회와 지부파업 등 모든 투쟁수단을 동원한다’는 결정을 하고 내용과 시기는 지부운영원회에 위임한 바 있다.
특히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지난 8일 부산에서 조선업종분과 대표자회의를 열고 최근 우려되고 있는 조선부문 인력구조조정에 적극 대응키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쯤 부산에서 ‘(가칭) 조선소 구조조정 분쇄, 한진중공업 불법정리해고 분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지회(지회장 채길용)의 투쟁도 거세지고 있다. 지회는 이번주 매일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실시, 부산시내 거리행진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회는 “허남식 부산시장이 지역경제의 주축인 한진중공업의 부문별하고 불법적인 정리해고가 부산경제와 노동자들의 고용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됨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부산시를 상대로 한 항의투쟁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해외공장 관련 한진중공업 노사특별단체교섭 합의서
제2조 국내물량확보 및 조합원 고용보장
1. 회사는 국내수주량의 3년치를 연속해서 확보토록 최대한 노력한다
2. 회사는 현 수준의 적정인력을 유지하며 경영상의 이유로 국내공장의 축소 및 폐쇄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해외공장 운영으로 인해 국내공장 조합원의 고용불안이 발생치 않도록 한다. 3. 회사는 해외공장이 운영되는 한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
4. 회사는 해외공장에서 발생한 경영손실을 사유로 국내 조합원이 불이익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다.
5. 회사는 해외공장 생산 제품을 국내로 반입시 조합원의 고용불안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고 그 계획을 사전에 조합과 협의한다. 다만, 고용문제 발생시 조합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에 관해서는 조합과 합의한다.
2007. 03.14
(주)한진중공업 사장 박규원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정갑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