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인지컨트롤스 노동자들이 전 집행부와 사측의 금속노조 탈퇴 시도에 맞서 민주노조를 지켜냈다. 경주지부 인지컨트롤스지회 전 집행부는 지난 해 12월 30일 지회 총회를 열고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85%라는 압도적 반대로 안건을 부결시켰다.
오전 9시경 마친 지회 총회 결과 조직형태변경 안건에 총원 85명중 82명이 투표해 찬성 11명, 반대 70명, 무효1명으로 85%의 압도적 부결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에 앞서 경주지부(지부장 박장근)는 총회 당일 오전 7시 지부소속 주간조 노조간부들을 인지컨트롤스 정문에 모이도록 해 출근하는 지회조합원들에게 선전전을 펼쳤다. 하지만 회사는 용역깡패와 경찰병력을 배치했고 지부 조합원들의 정당한 노조사무실 출입을 막았다. 이번 지회 총회가 회사 사주인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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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컨트롤스지회 조합원들은 총회에서 이른바 '금속노조탈퇴' 안건을 85%의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시켰다. 조합원들이 총회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장동일 |
총회를 마친 인지컨트롤스지회 조합원들은 정문으로 나와 경찰과 용역깡패들과의 충돌을 불사했고 결국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주지부 노조간부들의 현장 출입을 성공시켰다. 이어 지부와 지회 간부 및 조합원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가 간단한 보고대회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과 지부간부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정진홍 지부 정책부장은 조합원들을 향해 울먹이며 “인지컨트롤스지회 1기 지회장이 목숨 바쳐 지킨 금속노조를 조합원들의 힘으로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박장근 경주지부장도 “조합원들의 힘과 열정을 경주지부가 책임지고 지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지회 총회 뒤 이를 주도했던 지회 집행부는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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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근 경주지부장이 인지컨트롤스지회 조합원들에게 이후 결의를 밝히고 있다. 장동일 |
이에 앞서 인지컨트롤스지회는 지난 달 29일 오전 8시 30분 현장에 조직형태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소집공고를 부착했다. 당시 지회 집행부는 사측이 공장이전과 물량에 대한 압박 운운하며 지난해가 지나기 전에 금속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공장운영을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지컨트롤스 사태는 잘못된 집행부 결정을 현장 조합원들의 힘으로 바로잡아 세웠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현장 조합원들의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사태는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