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인 유성기업지회장이 목에 밧줄을 맨 체 아산공장 앞 굴다리 고공농성에 돌입한지 6일째 되는 날, 굴다리 아래 농성 첫 날 지회가 설치한 천막 외에 네 개의 텐트가 더 세워져 있다. 유성기업지회 주조, 생산, 정비과 등 조합원들이 지회장의 고공농성을 사수하고 힘을 모으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치한 부서별 텐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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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26일, 홍종인 유성기업지회장이 굴다리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6일째다. 충청지역 노동자와 연대단체 회원들이 유성기업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에 모여 파업가를 부르고 있다. 강정주 |
조합원들은 돌아가며 밤새 텐트를 지킨다고 했다. 매일 아침 진행하는 출근투쟁에 참여하는 조합원도 세 배 이상 늘었다. 지회 간부들은 직장폐쇄 이후 잠시 위축됐던 현장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홍종인 지회장이 농성에 돌입하며 말한 “굴다리 위가 아니라 현장투쟁만이 민주노조를 사수할 수 있다”는 외침을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장의 분위기는 최근 벌어졌던 야유회 사건에서도 조합원들의 작은 승리를 만들어냈다. 지난 19일 생산1과 소속장은 회사와 이미 합의했던 야유회를 마음대로 취소했다. 생산1과 소속 지회 조합원들은 이틀 동안 조퇴 투쟁을 벌이며 회사에 항의했고 소속장이 사과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약속한 시일이 되도록 소속장을 사과를 하지 않고 버텼고, 이후 생산1과만이 아니라 전 부서 조합원들이 파업을 하고 중식집회를 진행했다. 조합원들은 이것이 단순히 야유회를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측의 현장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부서 소속장뿐 아니라 생산 이사까지 조합원들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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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인 유성기업지회장이 농성장에서 “저들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도록 투쟁하자”는 발언을 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정주 |
홍종인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현장 투쟁을 벌이면서 회사의 공식적인 사과까지 받아냈다”며 “현장투쟁의 힘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지회장은 “과, 부서별로 조합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필요했고 회사가 가장 싫어하는 것도 바로 조합원들이 뭉쳐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줘 농성을 시작한 보람을 느끼고 조합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지회 투쟁은 이렇게 조금씩 확대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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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5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고있는 생명평화대행진단도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해 함께 투쟁했다. 생명평화대행진단 단장을 맡고 있는 문정현 신부가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강정주 |
10월 26일 충청지역 노동자들도 유성기업 투쟁에 힘을 모으고자 굴다리 농성장 앞에 모였다. 이날 결의대회에 노조 충남과 대전충북지부 확대간부, 지역의 연대단체 회원들이 모였다. 또한 지난 10월5일 제주 강정마을을 시작해 전국을 돌며 투쟁하는 이들을 만나는 생명평화대행진단도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홍 지회장은 “지금 내 목에 걸린 밧줄은 민주노조의 목줄”이라고 농성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노동자는 죽는것과 같다. 노동자를 기계로 만들고 우리의 삶을 말살하는 노조파괴 시나리가 완성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이명박 정권을 향한 전국적 투쟁을 벌이자.” 홍 지회장은 결의대회에 모인 이들에게 투쟁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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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은 굴다리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지역 노동자들이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 유성기업 공장 안으로 들어가 조합원들과 공장 마당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고 있다. 강정주 |
생명평화대행진 단장을 맡고 있는 문정현 신부도 “전국 도처에 유성과 쌍차, 콜트콜텍, 강정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신부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살아있지 않다면 저들 정치인들은 눈길 조차 주지 않을 것”이라며 “유성만이 아니라 금속노조, 강정, 전국의 모든 이들이 다 한데 붙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굴다리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이들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의 현장 투쟁에 연대한다는 의미로 공장 안으로 이동해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유성기업 아산공장 마당에 오랜만에 지회 조합원들과 지역 노동자들이 모여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사측은 공장 마당에서 집회를 시작하자 크게 음악을 틀고 관리자들이 나와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는 등 집회를 방해했다. 이에 지회 조합원들과 결의대회에 모인 노동자들은 집회를 잠시 중단하고 항의투쟁을 벌였고, 결국 음악을 끄고 사측에서 찍은 사진 까지 삭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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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인 지회장이 농성하는 굴다리 아래에 지회가 설치한 천막 외에 조합원들이 부서별로 자발적으로 친 텐트가 네 개 더 늘었다. 강정주 |
이날 공장 마당에서 열린 마무리 집회에서 김순석 유성기업지회 부지회장은 “회사는 아직도 지회 조합원들에게 경고장을 보내는 등 저들이 만든 창조 시나리오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조합원들과 투쟁해 반드시 이 사태를 해결하고 유시영 사장을 구속시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공장 안 집회를 마친 이들은 다시 굴다리 앞으로 이동해 한시간 가량 문화제를 진행했다. 문화제를 마친 뒤에도 지회 조합원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홍종인 지회장이 농성하고 있는 다리 아래서 구호를 외치며 의지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