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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가 발암 및 독성물질 ‘충격’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2-02-29 (수) 08:41 조회 : 2254

금속노조(위원장 박상철, 아래 노조) 조합원이 분포한 사업장에서 다루는 화학물질 중 절반 이상이 암을 유발하거나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금속노조가 20일 펴낸 발암물질진단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 중 발암물질이 함유된 제품은 47.7%, 기타 독성물질 함유 제품은 7.3%였다. 발암성 및 기타독성을 포함한 제품이 전체의 55%나 되는 셈이다. 이번 보고서는 노조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사업장 8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발암물질 진단사업 결과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1~2급 발암물질을 함유한 제품은 전체의 12.3%로 파악됐다. 1~2급 발암물질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분명하거나 발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 물질들이다. 나머지 3급 발암물질은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사람보다는 동물 실험 등에서 밝혀졌으며,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물질이다. 기타독성 물질은 유전적인 손상을 일으키거나 정자수 감소, 불임, 내분비계 교란, 2세의 돌연변이 및 장애 등을 유발한다.

   

▲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 중 발암물질이 함유된 제품은 47.7%, 기타 독성물질 함유 제품은 7.3%였다. 발암성 및 기타독성을 포함한 제품이 전체의 55%나 되는 셈이다. 한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도장작업을 하고 있다. 신동준

1급 발암물질 중 가장 많은 제품에 함유된 물질은 실리카였다. 실리카는 주로 도료 제품에 함유돼 있었으며, 전체 1만2천952개 제품 중 524개(4.06%)에서 발견됐다. 이 물질은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공식 확인돼 있다. 또한 식도나 췌장에도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두 번째로 많이 발견된 1급 발암 물질은 포름알데히드로 60개 제품에 함유돼 있었다. 포름알데히드역시 도료 제품에서 주로 발견됐다. 이 물질은 비강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이번 보고서에서 자동차산업 관리물질목록을 제안했다. 이 목록은 사용금지, 사용제한, 취급주의 등 총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사용금지 등급은 1~2급 발암물질 중 대체 물질이 있는 경우다.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총 조사대상 사업장 87곳 중 74곳에서 사용금지 등급 물질이 발견됐다.

87곳 중 74곳서 사용금지등급 물질발견

이와 관련해 고인섭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사용금지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화학물질 고유번호(카스번호)가 없거나 영업비밀을 이유로 성분을 알 수 없는 물질을 포함한 제품이 절반이 넘었기 때문. 고 실장은 이와 관련해 “많은 노동자들이 발암 가능성 등의 위험성조차 모른 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면밀한 현장 조사가 실시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보고서가 현장에서 일하다 암에 걸린 노동자의 산재 인정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또 “실태조사 결과도 중요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더 이상 암을 개인 질병으로 치부하지 않고 산재신청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암에 대한 인식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 고인섭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사용금지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화학물질 고유번호(카스번호)가 없거나 영업비밀을 이유로 성분을 알 수 없는 물질을 포함한 제품이 절반이 넘었기 때문.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에서 한 사업장의 위험물질 보관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신동준

이와 관련해 노조는 오는 5월 29일 4차 직업성 암 집단 산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노조는 이미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직업성 암 의심사례 총 80건에 대한 집단 산재신청을 했으며, 2월 현재 8건이 승인난 상태다. 아울러 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올해 임단협에서 각 지부 지회의 노동안전보건 요구 근거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지회 및 지부에서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발암물질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노동자가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비를 개선하는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한편 올해 노사는 더 큰 규모의 발암물질 현장 조사를 노사가 함께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 중앙교섭에서 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는 ‘발암물질 유해성과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전문조사기관을 공동으로 선정, 2년마다 현장 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 또 조사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기로 약속받기도 했다.
노조는 2010년 초 특별사업으로 ‘금속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발암물질추방투쟁’을 결정한 뒤 대대적인 발암물질 진단사업을 벌여왔다. 현대차와 기아차지부도 지난 2010년 발암물질 현장조사를 벌여 같은 해 11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에서도 전체 제품 중 51.8%가 암을 유발하거나 독성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최종 결과 보고서에 드러난 수치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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