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14일 금속노조 조합원 32명 전체를 정리해고한 영풍그룹 계열사 시그네틱스. 그런데 이번 정리해고에 있어 어떠한 정당성도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상철, 아래 노조)가 15일 낮 3시 개최한 토론회 때 송덕용 회계사는
“시그네틱스는 현재까지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생산능력과 설비투자도 확대하고 있다”며 “이후 수익성을 악화시킬 어떤
구조적 요인도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송 회계사는 “동종업체와의 비교, 각종 이익률 추이뿐 아니라 현금흐름 역시
매우 좋아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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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15일 열린 토론회에서 윤민례 시그네틱스분회장이 사측의 위장 하청 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김형석 |
이날 토론회 때 밝혀진 금융감독원 제출 시그네틱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최근 4년간 회사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고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역시 상승 추이를 보였다. 특히 2011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9.4%였고, 부채비율은 86.3%로 동종업체 중 상위
수준이었다. 반면 그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 수만 보면 동종업체가 약1300명 규모이지만 시그네틱스는 157명으로 8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시그네틱스만 정규직 노동자 수를 줄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윤민례 금속노조 시그네틱스분회장은 “영풍그룹의 ‘정규직 제로’ 운영방침에 따라
2011년 정리해고 된 것”이라며 “영풍그룹 다섯 곳 계열사에 6천명이 넘는 생산직 노동자가 모두 불안정 비정규고용으로 착취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에 송 회계사는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 요인이 전혀 없음에도 정리해고 제도를 남용하고 있는 사례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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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15일 노조 회의실에서 '시그네틱스 정리해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신동준 |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실장은 “시그네틱스는 삼성전자반도체 사업부보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곳으로 이곳의 정리해고 사례는
동종업체로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최근 정리해고의 여러
문제점을 인식해서인지 하급심 법원을 중심으로 다소 전향적인 판결들을 선고하기도 한다”며 “사회적 요구 반영을 위해 금속노조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과 투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시그네틱스는 지난 2010년 12월 경기도 안산소재 공장을 사내하청업체로
영업양도하면서 노동자들에게 회사를 퇴직하고 그 업체로 전직할 것을 요구했다. 분회 조합원은 이를 거부했고 회사는 이들에게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경영상 위기를 정리해고 이유로 대고 있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그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영풍그룹은 2000년
들어 계열사 내 제조업 사업장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거나 사내하청으로 전직시키고 있다. 시그네틱스 파주 공장은 이미 100%
사내하청 노동자로만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