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타임오프 매뉴얼을 앞세운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시정명령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대전지방법원은 금속노조가 지난해 1월 제기한 ‘단체협약 시정명령 취소소송’에서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비전임 노측 교섭위원 유급 인정 △해고자 조합원 자격 유지 △노조에 대한 시설 편의 제공 등을 담은 단체협약을 바꾸라는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시정명령이 위법하다고 18일 판결했다. 지난해 9월 인천지방법원의 한국펠저지회에 대한 단협시정명령 위법 판결(관련기사)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대전지방법원 판결에 해당되는 사업장은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 유성기업, 나스테크, 세영테크, 한국분말야금, 대성엠피씨, 대한칼소닉, 세정 등 일곱 곳이다. 금속노조는 타임오프제도가 시행된 2010년 7월 이전 이들 사업장 사용자들과 회사로부터 노조 전임자 임금을 지급받기로 노사자율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아래 노조법)에 따르면 타임오프 관련 개정노조법 시행일 이전에 맺은 단체협약은 효력이 인정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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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0년 6월 10일 '타임오프 노동부매뉴얼 비판 및 대응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노동부의 타임오프 매뉴얼에 대해 “노조탄압 매뉴얼일 뿐 무시하겠다”며 헌법소원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노동과세계=이명익기자 |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타임오프 시행일이 2010년 7월 1일이 아니라 같은 해 1월 1일이라고 억지를 부려왔다. 또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타임오프 매뉴얼에 기반, 2010년 하반기 이들 사업장에 단협시정명령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특히 전임자가 아닌 비전임 노조간부의 노조 활동에 대해서도 타임오프제도를 적용토록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문제 삼지 않았던 해고자 조합원 자격유지 단체협약 조항까지 시정을 명하기도 했다. 이번 대전지방법원 판결은 고용노동부의 이 같은 행위가 모두 위법하다고 봤다.
이번 판결에 대해 금속노조(위원장 박상철, 아래 노조)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타임오프제도가 전임자 급여 문제를 넘어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불완전한 법제도가 존치되는 한 노동현장은 계속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하루빨리 헌법과 국제기준에 배치되는 전임자급여지급 금지규정인 이른바 타임오프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지방법원과 대전지방법원과 달리 대구지방법원은 같은 소송에 대해 지난해 6월 노동부의 시정명령이 적법하다는 정반대 판결을 내려 분노를 사고 있다. 노조는 현재 이 재판에 대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송영섭 노조 법률원장은 “대전지방법원의 이번 판결로 다른 지역의 단협시정명령이나 항소심도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