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쌍용차를 희망으로 포위하라.”
1천 여 명 시민들이 23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 입주했다. 시민들은 평택공장 주변에 하나 둘 씩 텐트를 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거대한 마을 안에서 입주민들은 입을 모아 정리해고 철회와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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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23일 '쌍용차 와락 크리스마스' 행사가 벌어진 평택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신동준 |
‘쌍용차 희망텐트 1차 포위의 날’인 23일 1천 5백여 명의 시민들이쌍용차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평택공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전국에서 시민들이 모여 ‘와락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 덕에 지난 7일부터 공장 앞에서 희망텐트촌을 꾸리던 이들은 어느때보다 분주하게 입주민들을 맞았다.
23일 오후 4시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는 이 곳 희망텐트촌에 입주하려는 시민 5백 여 명이 모여 입촌식을 치렀다. 이들은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며 1차 포위의 날 행사를 힘차게 열었다.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은 “더이상 죽을 수 없기 때문에 텐트를 치고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며 “쌍용차에서 벌어지는 죽음을 넘어 전국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텐트가 될 것”이라고 이번 투쟁의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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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23일 '쌍용차 와락 크리스마스'에서 희망텐트촌 입주민들이 입촌식을 하며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
이어 문 지회장은 “이 곳 텐트촌은 전국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텐트가 될 것”이라며 “동지들의 뜨거운 연대만이 현장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끝까지 함께해달라. 정말 환영한다”고 밝혔다. 입촌식에서는 전국 곳곳에서 모인 시민들이 희망텐트촌 입주민이 됐음을 확인하며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의 의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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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23일 '쌍용차 와락 크리스마스' 희망텐트촌 엄지(촌장)를 맡은 백기완 선생이 "희망텐트를 쳤으니 이제 9할은 이겼다"며 "희망을 갖자"고 말하고 있다. 신동준 |
이어 저녁 7시에는 입촌주민들의 어울림마당이 이어졌다. 입촌식에 이어 계속 모여든 시민들은 평택공장 주변에 텐트를 치고 한데 모였다. 쌍용차 노동자들도 노래와 율동으로 주민들을 환영했다.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이 곳에 온 동지들 고맙다.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고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인사했다.
이날 하루 마을 촌장이 된 백기완 선생은 “쌍용차 관리하는 사람들이 요만한 약속 하나도 안지키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대통령이 한마디라도 할 줄 알았다”며 “당장 이들을 회초리로 때리고 사법처리 하도록 이명박 대통령이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백 선생은 “이미 이 곳에 텐트를 친 것 만으로도 90% 이긴 것이다.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끈질기게 싸워야 한다”며 “쌍용차 싸움이 이길 수 있도록 정치인, 종교인, 지성인, 문화인, 양심있는 모든 이들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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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23일 '쌍용차 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희망텐트촌 입주민들을 환영하는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신동준 |
어울림마당에서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도록 이제 금속노조 15만 조합원이 앞장서겠다”며 “다른데 기대지 않고 노동자, 시민, 우리의 힘으로 반드시 복직을 쟁취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 와 준 모든 사람들의 아름다운 연대에 정말 감사하다. 이제는 금속노조, 그리고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 중심에 서서 이 문제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고 입촌민들에게 결의를 밝혔다.
무대에 오른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상균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의 근황을 전했다. 정 의원은 “한상균 전 지부장을 만나고 왔다. 한 지부장은 자신은 작은 감옥에서 보호받고 있지만 큰 지옥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하다고 인사했다”며 “한 지부장은 국정조사를 통해 국가권력에게 희생 당한 쌍용차 노동자들의 진실을 밝히고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등을 위해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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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23일 '쌍용차 와락 크리스마스'에서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이 락밴드 <허클베리핀> 공연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신동준 |
어울림마당을 마친 뒤 희망텐트촌 시민들은 함박눈이 내리는 와중에도 밤새 평택공장 앞에서 연대의 한마당을 벌였다. 저녁 10시 본무대에서는 문화공연이 펼쳐졌고, 학생들은 한편에서 학생들의 투쟁과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방안을 얘기하는 문화제를 이어갔다. 쌍용차 희망텐트촌 노동자 참가단은 집담회를 열고 이후 쌍용차 투쟁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텐트촌 시민들은 쌍용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원유철, 정장선 국회의원 사무실로 향하는 미니 희망버스를 타고 찾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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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23일 '쌍용차 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쌍용차지부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진가들이 권지영 가족대책위원장에게 성금과 쌍용차 관련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전달하고 있다. 신동준 |
24일 아침 희망텐트촌 주민들은 한 자리에 모여 다음 투쟁을 결의하며 연대와 작별의 정을 나눴다. 박상철 노조 위원장은 “내일, 모레, 계속 희망텐트촌을 더 확산시키자. 1월 13일 2차 포위의 날에 두 배, 세 배 많은 인원이 이 곳으로 모이자”고 호소했다. 민기 한국지엠지부장도 “어제 많은 동지들, 정치인들이 약속했다. 여기있는 우리들도 쌍용차 투쟁 승리할 때까지 같이 싸울 것을 약속하자”고 강조했다.
텐트촌 주민들은 쌍용차 노동자들과 ‘와락’ 안으며 1차 포위의 날을 마무리했다. 다음 2차 포위의 날은 1월 13일이다. 그리고 매일 이 곳 평택공장 앞 희망텐트촌은 입주할 마을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