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에스(KBS)가 유성기업 사태에 대한 주요 언론사들의 보도형태를 분석하고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KBS는 3일 밤 11시 40분 <미디어비평>을 통해 ‘되풀이 되는 파업보도 관행’을 꼬집었다. KBS가 방영한 내용은 11분 48분 분량이다. 이날 <미디어비평>은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해 주요 언론사들이 잘못된 정보까지 전달해 갈등과 혼란을 키웠다고 비평했다.
이날 <미디어비평>이 밝힌 언론사들의 잘못된 정보 전달 사례는 우선 유성기업 평균 연봉 대목이다. 지난달 22일 현대기아차는 유성기업 사측으로부터 받았다는 그곳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자료에는 생산직과 관리직 평균연봉이 각각 7천 15만원과 6천 1백 92만 원으로 적혀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7천 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언론사들과 인터뷰했다. 이어 지난 달 24일 보수언론들은 “연봉 7천만 원 받는 노조원이 파업이라니”라는 제목으로 파업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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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4일 조선일보가 “유성기업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며 저조한 경영실적 배경이 노조 파업인 것인양 지목했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유성기업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9년만 적자를 기록했을 뿐 2008년과 2010년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기순이익으로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한다. |
하지만 <미디어비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성기업 노동자 평균 연봉이 지난 해 말을 기준으로 5천 7백 10만원 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연봉 안에는 잔업과 특근, 밤샘 근무 수당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지난 달 24일 보수언론들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유성기업 홍보맨 역할을 한 셈이었다.
이날 <미디어비평>이 밝힌 언론사들의 또 하나의 잘못된 정보 전달 사례는 ‘유성기업 3년 연속 적자’ 보도였다. 지난 달 24일 조선일보가 “유성기업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고 80%에 달하는 생산직 노조원들은 매년 파업을 통해 임금 임상안을 관철시켜왔다”며 저조한 경영실적 배경이 노조 파업인 것인양 지목했었다. 당시 조선일보가 근거로 제시한 유성기업 경영 실적은 유성기업 사측이 공개한 영업 이익이었다.
하지만 <미디어비평>은 적자를 내던 영업이익과 달리 같은 시기 유성기업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9년만 적자를 기록했을 뿐 2008년과 2010년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디어비평>은 “유성기업은 원재료를 공급해주는 자회사들과 거래 관계가 굉장히 밀접하므로 자회사들의 영업성과를 같이 반영해서 기업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당기순이익으로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맞다”는 채이배 회계사의 인터뷰 자료를 내보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비평>은 언론이 잘못된 정보를 전하면서 갈등만 키운 셈이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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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5개 신문이 인용한 취재원은 모두 66건이었는데 이 중 ‘조중동’은 유성기업 사측의 입장을 반영한 취재원의 발언 내용을 39건 인용한 반면 노조 쪽 입장을 반영한 발언을 소개한 기사는 하나도 없었다. |
이 같은 언론사들의 잘못된 정보 전달의 이유에 대해 <미디어비평>은 언론이 인용하는 취재원이 편향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비평>은 조선, 중앙, 동아 등 일간지 다섯 곳을 분석대상으로 한 취재원 발언 내용을 밝혔다. 그것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5개 신문이 인용한 취재원은 모두 66건이었는데 이 중 ‘조중동’은 유성기업 사측의 입장을 반영한 취재원의 발언 내용을 39건 인용한 반면 노조 쪽 입장을 반영한 발언을 소개한 기사는 하나도 없었다.
취재원이 편중돼 한쪽 입장만 반영하다 ‘오류’를 낸 셈이다. <미디어비평>은 이에 대해 “한쪽 입장만 전달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한다면 혼란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노동자 파업에서 되풀이되는 보도 관행을 언론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