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에서 모두 통과돼 협정 이행을 위한 미국 내 절차는 모두 끝났다. 한국 국회 강행처리 수순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응이 시급해졌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13일~1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17일~18일에 외통위 법안소위를 열어 24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러한 수순이 아니라면 13일~14일 외통위 전체회의를 거쳐 17일 외통위 법안소위 뒤 18일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 가능성도 있다는 게 민주노총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이 참여하고 있는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아래 범국본)는 이미 지난 5일부터 서울 시청광장 앞 대한문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해 있다. 범국본은 한미 FTA 저지 결의대회를 15일 낮 5시 농성장 근처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범국본은 오는 18일 국회가 있는 여의도일대에서 촛불집회도 개최한다. 이어 범국본은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를 오는 22일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는 것도 추진한다. 아울러 범국본은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시점인 27일~28일, 1박 2일 동안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대회도 추진한다.
한미FTA, 노동자 고용문제와 직결
한미FTA 이행법안은 지난 2006년 2월 당시 노무현 정부와 조지 W.부시 행정부가 협상개시를 선언한 뒤 2007년 4월 최초 타결됐다. 한국 국회에서는 2009년 4월 몸싸움 끝에 당시 타결된 한미FTA 비준안이 상임위를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미FTA는 ‘추가협상’ 형식으로 재협상돼 추가 타결됐다.
본협상과 추가협상을 거친 한미FTA 이행법안이 최종 비준되면 국내시장 문은 사실상 활짝 열린다. 한미FTA 이행법안은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승용차에 붙는 관세를 절반으로 바로 떨어뜨리고 5년 뒤 모두 없애도록 돼 있다. 아울러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의 환경 및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수입이 가능하도록 규제도 대폭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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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협상과 추가협상을 거친 한미FTA 이행법안이 최종 비준되면 국내시장 문은 사실상 활짝 열린다. 한미FTA 이행법안은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승용차에 붙는 관세를 절반으로 바로 떨어뜨리고 5년 뒤 모두 없애도록 돼 있다. 아울러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의 환경 및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수입이 가능하도록 규제도 대폭 풀린다. 그림은 미국 주요 완성차 3사 상징. |
과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제작사별 6천 5백대에 해당하는 물량에 대해서만 국내 안전기준 적용을 면제했지만, 한미FTA에 이행되면 2만 5천대로 4배나 늘어난다. 이를 미국의 자동차 메이저 3사만 적용해도 7만 5천대다. 여기에 혼다, 도요타 등 미국 현지공장 생산 일본자동차까지 넣으면 끝없이 늘어난다. 사실상 모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이 풀리게 된다.
반면 한미FTA가 이행되면 대미 수출 장벽은 한층 높아진다. 국내산 수출주력차종인 배기량 3천cc 이하 승용차에 붙는 관세는 4년간 더 연장된다. 뿐만 아니라 스냅백(snap back)과 세이프가드 제도도 도입된다. 스냅백제도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수출이 기대한 것처럼 되지 않으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복구시킬 수 있는 제도다. 그렇게 관세를 '낚아채서 되돌리면(snap back)' 한국은 취할 수 있는 수단도 없게 된다.
세이프가드 제도란 한국산 자동차 수출 증가로 미국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상을 전제로 단기간 적용하는 조치다. 한미FTA가 이행되면 협상발효 뒤 총 15년 동안 이 제도를 미국이 발동할 수 있다.
이 제도는 한 번 발동하면 4년 동안 발동할 수 있고, 같은 제품에 대해 여러 번 발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15년 내내 발동할 수 있다. 미국에 유리한 노골적인 보호무역 장치다. 결국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수입은 늘고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수출은 줄어들게 된다.
결국 한미FTA가 이행되면 국내 사용자들이 수출 대비 미국 현지공장 생산품 판매비율을 급격히 늘릴 수밖에 없다. 한미FTA 발효가 무역수지 손익계산 차원을 넘어 국내자동차공장 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고용과 직결돼 있는 게 바로 그 이유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