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오리엔트정공(구 넥스텍) 노동자 전원이 정리해고 위기에 몰렸다. 회사는 지난 11일 지회에 다음달 19일부로 경주공장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14일에는 넥스텍지회(지회장 김종욱) 소속 전 조합원 19명에게 정리해고 예고통지서를 발송했다. 또한 회사는 18일 아침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감소 안건을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욱 넥스텍지회장은 “오리엔트그룹은 넥스텍을 인수하면서 고용을 보장하고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해왔음에도, 이제 와서 경주공장 폐쇄가 불가피하다며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려 한다”고 비판했다. 회사가 구두로 한 약속을 어겼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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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8일 넥스텍지회와 경주지부 조합원 50여명이 넥스텍 관련 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본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경주공장 폐쇄와 정리해고를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상민 |
회사는 교섭 과정에서도 말을 바꿨다. 김 지회장에 따르면 회사는 10월 초 교섭자리에서 인위적 구조조정 대신 기본급만 지급하는 유급휴직을 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회사는 일주일 만에 열린 교섭에서 다시 경주공장을 폐쇄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회사의 태도 때문에 지회는 이번 정리해고 목적이 단순히 경영위기 극복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함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김 지회장에 따르면 회사 측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지회에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적자를 보더라도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오리엔트정공의 전신은 자동차 엔진 부품 제조사인 대진공업이다. 대진공업은 지난해 2월경 클라스타에 인수됐다. 당시 대진공업 대표이사는 이 과정에서 250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텍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에는 경영진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부실, 비리 경영으로 원청인 현대차와 거래가 줄어들었다. 올해 초부터는 생산물량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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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8일 넥스텍지회와 경주지부 조합원 50여명이 넥스텍 관련 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본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경주공장 폐쇄와 정리해고를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상민 |
회사는 급기야 올해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할 지경이 됐는데, 이 때 오리엔트바이오(대표 장재진)가 넥스텍을 인수한다. 당시 지회는 오리엔트바이오 측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면담 과정에서 “조금만 기다려주면 회사를 회생시킬 것이며, 고용도 유지하겠다”고 노동자들을 달래며 시간을 끌어왔다. 그러다 회사는 3개월만에 약속을 어기고 공장폐쇄와 정리해고 입장을 지회에 통보했다.
김 지회장은 “잘 나가던 회사가 자기 이익만 추구해온 경영진들의 잘못으로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됐다. 그러다 결국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길거리로 내 몰려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넥스텍지회와 경주지부(지부장 박장근) 조합원 50여명은 18일 아침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리엔트바이오 본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경주공장 폐쇄와 정리해고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박장근 경주지부장은 “경주지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정리해고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김 지회장은 “경주공장 폐쇄와 정리해고 철회될 때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일터를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