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공장 앞까지 가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경찰은 또다시 유성기업으로 향하는 국도를 차벽을 세워 완전히 통제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먼발치에서 공장을 바라보며 분노를 토해냈다. 이들은 “다음에는 기필코 경찰을 뚫고 유성기업 앞으로 가자”고 이후 투쟁을 결의했다.
13일 오후 5시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인들은 유성기업 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공장 앞에서 열 예정이었다. 천주교에서는 충북지역 종단회의를 통해 기도회를 열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날 유성기업을 찾은 신부와 목사, 전도사 등 네 명은 경찰에 공장 앞으로의 이동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끝내 거부했다. 앞서 종교계에서는 두 차례 공장 앞에서 기도회를 열었고 경찰은 집회 신고를 모두 불허하면서도 종교계 행사 때는 통행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민주노총 충북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기도회를 주관했던 종교인들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 |
 |
|
| ▲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신고를 한 유성기업 공장 앞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경찰이 국도 한복판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길을 막고 있다. 강정주 |
이날 수도권과 대전-충청권 등지에서 온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8백 여 명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하지만 곳곳에서 버스를 타고 온 노동자들은 유성기업에서 2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경찰이 막아 이동하지 못했다. 경찰은 방송 장비를 실은 차량을 에워싸고 있다가 노동자들이 항의하자 다른 차량을 제외한 방송차만 이동을 허용했다.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가는 굴다리로 이동해 집회를 하겠다고 경찰에 요구했지만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앞세워 또다시 길을 막았다. 결국 노동자들은 국도 한복판에 앉아 집회를 진행했다.
| |
 |
|
| ▲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정주 |
경찰에 막혀 공장 앞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이날 집회에서는 유성기업 투쟁에 대한 연대 결의와 응원의 뜻이 퍼졌다.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대한이연지회, 쌍용자동차지부, 만도지부, 건설노조 노동자들은 투쟁 의지를 밝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양선배 대한이연지회장은 “수많은 집회를 하고 발언을 했다. 이제는 말만이 아닌 실천하는 투쟁을 하자”고 강조했다.
| |
 |
|
| ▲ 7월 13일 유성기업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연대 결의를 밝히고 있다. 강정주 |
투쟁기금 전달로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한 곳도 있었다. 공무원노조 충남본부, 기아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우진교통노조,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등은 이날 집회에서 유성기업지회에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이규찬 공무원노조 충남본부장은 “이 기금은 단순히 돈 몇 푼이 아니라 그동안 정당한 싸움을 같이 하지 못한 미안함과 앞으로 함께하겠다는 5천 공무원노조 충남 조합원들의 뜻”이라고 밝혔다.
| |
 |
|
| ▲ 경찰은 집회 때 사용할 방송 장비를 실은 차량을 에워싸고 이동을 막고 있다. 강정주 |
유성기업 노동자와 가족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준영 유성기업지회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주말 한진중공업에서도 그랬고 오늘 여기서도 경찰이 권력을 가진 자들만을 위해 힘없고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가로막는 모습에 화가난다”고 분노를 토했다. 이어 박 부위원장은 “저들은 유성투쟁이 민주노총이 기획한 것이라도 매도하고 있지만,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노동자들이 무슨 기획을 하겠냐. 자기들이 한번 비닐하우스에 와서 지내봐라”라고 말하며 “우리 모두가 정성을 다해서 저들이 무너뜨린 기본을 바로 세우는 투쟁을 꼭 하자”고 호소했다.
| |
 |
|
| ▲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일해야 할 공장을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강정주 |
윤영호 유성기업지회 비상대책위원은 회사의 태도를 규탄하며 투쟁 의지를 밝혔다. 윤 비대위원은 “회사가 가정통신문을 보내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복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악선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당치도 않은 진정성을 들이밀면서 복귀를 거부하는 것은 회사”라며 “회사가 말하는 진정성이 용역을 동원해 소화기를 던지고 솨파이프를 던지는 것이라면 우리도 얼마든지 진정성 내보이면서 끝까지 투쟁해 반드시 현장에 돌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모인 노동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기도회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끝내 기도회까지 방해해 진행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16일 오후 3시 전국노동자대회를 아산 유성기업 공장 앞에서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