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번로그인 |로그인|사이트맵
 
  

4월 15일 화요일11:10:40


헤드라인뉴스 지부소식 > 헤드라인뉴스

총 게시물 1,690건, 최근 0 건
   

“금속노조 인정받기 참 힘드네요”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12-06 (월) 08:53 조회 : 1387

“회사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하지만 이대로 투쟁 끝낼 수는 없습니다”
단식농성 30일째인 26일, 힘겹게 몸을 추스르며 엄희영 대우IS분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 분회장과 함께 단식에 들어갔던 안병주 금속노조 광주지역지회장은 어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지난달 28일부터 대우IS분회 조합원들은 한 달 째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철야 농성도 진행 중이다.

이토록 처절한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요구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저 단체협약을 맺자는 것. 그것도 금속노조 소속 중소사업장들이 사용자들과 맺고 있는 단체협약과 비슷한 수준으로 체결하자는 것이 전부다.

   
▲ 단식 30일째인 26일, 엄희영 대우IS분회장이 조합원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농성장을 찾아온 민주노총 조합원들 앞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김상민

하지만 회사는 조합원 징계, 회사 이전 등 조합원 고용 문제와 직결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단협을 통해 노동조합이 이 문제에 조금이라도 간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말로는 노조를 인정해 주겠다고 하면서 정작 총회나 교육시간을 단협으로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는 협약 전문에 ‘금속노조와 교섭’을 한다고 명시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한마디로 금속노조 인정 못하겠단 얘기다.

지난 24일 대우IS 노사는 100차 단체교섭을 열었다. 엄 분회장과 안 지회장이 단식한지 28일째 되는 날이었다. 분회에게 있어서는 ‘아껴 놨던’ 교섭이었다. 별다른 진척 없이 교섭 차수가 세 자릿수로 넘어가는 게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파업에 단식까지 하고 있는데 회사 입장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기대했었다. 하지만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안 지회장은 이날 교섭 때문에 ‘열 받아서’ 몸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다음날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분회는 회사가 이 같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노조 방해 없이 공장을 이전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우IS가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 건물은 이미 계약기간이 끝났으며, 대우일렉트로닉스측은 대우IS측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분회는 회사가 용인공장에 광주공장과 같은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신규인력까지 채용한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분회는 사측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전계획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 대우IS분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로비 안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김상민

엄 분회장은 “2007년 10월 대우IS분회가 결성될 때만 하더라도 신규 단협 체결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대우IS분회 조합원들은 2007년 10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대우IS를 분리 매각하기 전까지 한국노총 소속 대우일렉트로닉스 노동조합에 소속돼 있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노조는 대우IS 매각이 이뤄질 때 이들에게 3년간 고용보장 약속만을 던져준 채 쫓아냈다. 엄 분회장은 “이대로 있다가는 올바른 노동자의 목소리를 낼 수 없겠구나 싶었다”며 당시 금속노조 분회를 설립해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대우IS분회가 설립될 당시 노동조합 가입대상 72명 중 68명이 가입했었다. 하지만 회사의 조합 탈퇴공작으로 조합원 수는 21명으로 줄고 말았다. 남은 21명 중 20명은 3~40대 여성조합원이며 대부분 ‘아줌마’들이다. 투쟁하랴 집안일 챙기랴 어려운 여건에서도 밝은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전면파업으로 수입이 갑자기 줄어들었을 텐데 많이 힘들지는 않은 지 물었더니 “남편보고 더 벌어오라고 하면 된다”고 웃어넘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녀들 학원 덜 보내거나 빚을 내며 생활하고 있다.

회사는 “우리는 중소사업장이고 대기업의 하청업체다.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금속노조와는 맞지 않다”며 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해 왔다고 한다. 이 말에 휘둘린 조합원들은 조합 탈퇴를 했고 그렇지 않은 조합원들은 분회에 남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이 투쟁은 회사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

   
▲ 26일 대우IS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상민

이를 위한 싸움은 물론 분회 조합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분회 농성천막 앞에는 GM대우차지부 명의로 원하청 연대투쟁을 결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대우IS 제품 90%가량은 GM대우차로 납품됨에 따라 원청사인 GM대우차지부는 대우IS에 항의공문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낮 3시에 열린 대우IS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는 기아차 광주공장과 금호타이어, 현대삼호중공업 등 대공장 조합원들이 함께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 보인다. 실제로 회사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단체협약, 그것도 크게 높은 수준도 아닌 협약 하나 체결하자고 한 달 전면파업에 단식까지 하게 만드는 대우IS 자본. 이거 그냥 두면 15만 금속노조 체면이 안 선다.


☞특수문자
hi
   
QR CODE

총 게시물 1,690건, 최근 0 건
번호 이미지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35  "현대차그룹 결단" 정치권 한목소리 관리자 2010-12-06 1387
534  현대차 결국 대화 거부 관리자 2010-12-06 1387
533  현대차 비정규파업 국제노동계 지지 줄이어 관리자 2010-12-06 1393
532  두번 다시 이런 기회 없습니다 관리자 2010-12-06 1331
531  대량해고 저항 노동자 파업 정당하다 관리자 2010-12-06 1414
530  27일 울산 전국노동자대회…야5당 공동대응 결의 관리자 2010-12-06 1565
529  “금속노조 인정받기 참 힘드네요” 관리자 2010-12-06 1388
528  26일 금속 잔업거부투쟁 예고 관리자 2010-12-06 1453
527  노사갈등 심각 파업 힘들어진다? 관리자 2010-12-06 1369
526  불법파견 교섭대책 사측에 요구 관리자 2010-12-06 1373
525  "총파업 결의에 힘받았다" 관리자 2010-11-25 2078
524  울산시민 절반 정규직화 찬성 관리자 2010-11-25 1938
523  회사는 즉각 교섭창구 열어라 관리자 2010-11-25 1501
522  해고자 배제한 채 쌍용차 매각 관리자 2010-11-25 1486
521  현금성 자산 12조, 정규직화엔 1천억 건설 인수 미련버리고, �… 관리자 2010-11-25 1508
처음  이전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다음  맨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