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서 경찰이 집회 대오를 침탈해 조합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이날 집회는 17일부터 시작된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 1박2일 상경투쟁단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노조는 쌍용차, 발레오, KEC, 한국쓰리엠, 한진중공업 등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에 맞서 장기간 투쟁중인 사업장 조합원들을 서울로 모아 이틀간 정부와 자본을 압박하는 선전전과 실천투쟁을 벌이기로 한 바 있다. 이날 결의대회는 쌍용차 주식의 59%를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이 쌍용차 매각에 앞서 정리해고자와 무급휴직자 문제 해결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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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장소로 이동하는 조합원들을 경찰이 방패를 앞세워 막고 있다. 김상민 |
이날 집회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경찰은 조합원 3백여 명이 차도를 통해 집회장소로 이동하자, 이들을 둘러싸고 못 가게 막았다. 집회 장소도 처음엔 비좁은 인도만 허용해 참가자들을 분노케 했다. 심지어 경찰은 집회가 시작되기 전 음향장비를 훼손하는 만행도 저질렀다. 이 때문에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결의대회도 예정 시간보다 3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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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가 시작되기 전 경찰이 음향장비를 훼손했다. 김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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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산업은행앞 쌍용차투쟁 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상민 |
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날 때 쯤 항의 표시로 페인트와 계란을 산업은행 방향으로 투척했다. 그러자 산업은행 안쪽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병력이 소화기를 뿌리며 집회대오로 난입해 참가자들을 무차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봉윤 노조 부위원장과 차광호 구미지부수석부지부장 등 조합원 39명이 체포됐다. 이날 경찰의 체포작전은 어떤 경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단행됐다.
경찰의 연행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크고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 조합원은 손과 갈비뼈를 다쳐 도봉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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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가 마무리되기 직전 경찰이 집회대오를 기습 침탈해 조합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김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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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조합원이 경찰에 둘러싸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김상민 |
체포작전을 마친 경찰은 산업은행 근처에 설치된 쌍용차지부(지부장 황인석) 농성천막도 철거하겠다고 나섰다. 쌍용차지부는 지난달 5일부터 산업은행이 나서서 정리해고 문제 등을 해결하라고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연행을 피해 여의도공원까지 밀려난 참가자들은 정리집회를 열고 해산했다. 이날 연행된 조합원들은 노원, 도봉, 중랑, 강북 경찰서 등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