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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6일, 영하 12.8도. 1915년 부산이 영하 14도를 기록한 이래 96년만에 가장 매서운 한파를 기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그리고 올겨울 부산 기온은 한 달 이상 영하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양산지부 14개 사업장 가운데 한진중공업, SPX, 신신기계, 풍산 마이크로텍 등 4곳이 2~3년째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추운 겨울, 현장을 지키며 투쟁하는 사연을 살펴본다 / 편집자주
한진중공업, 생활관에서 ‘설날 합동 차례’ 지내기로
회사가 통보한 2월 14일 정리해고 날짜가 다가오고 있지만, 현장을 비울 수 없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설날 연휴에도 공장철야농성과 부산시청앞 노숙농성을 계속 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부산시청앞 농성장에서는 설날 휴가가 시작되는 2월 2일, 공장 생활관에서는 설날인 2월 3일 오전에 ‘설날 합동 차례 ’를 지내기로 했다. 한나라당 부산시당과 김무성 원내대표 부산사무실 앞 노숙농성은 설날 연휴 전날인 2월 1일 오후에 정리하기로 했다.
명절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집으로 가지 못하고 공장에서 농성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의 2002년과 2003년 막가파식 고령자 구조조정과 임단협이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2003년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6월 11일 밤, 김주익 지회장이 85호크레인에 오르고, 고공농성과 한진중공업 3지회가 부산 영도공장에 모여 철야농성을 하면서 ‘추석합동차례’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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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9월11일 추석날 한진중공업조합원들이 공장에서 농성하며 합동차례를 지내고 있다. |
올 설날도 8년전과 비숫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09년 3월25일 임금인상과 단체협약갱신 교섭을 시작했다. 교섭때마다 ▲구조조정 ▲임금삭감 ▲단협개악안 을 들고 나왔다. 2010년 2월에는 강제 희망퇴직과 설계부문 분사를 통해 600여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한진중공업을 떠났다.
교섭할 때는 정리해고를 하지않겠다던 회사가 2월2일 교섭이 진행중임에도 지회 몰래 노동청에 352명 정리해고를 신고했다. 부분파업을 벌이던 한진중공업 지회는 2010년 2 26일 전면 총파업을 선언하고 전조합원 상경투쟁 등 결사투쟁을 준비했다. 이날 오전 회사의 요청으로 마련된 교섭에서 노사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일방적 정리해고) 중단 ▲2009년 임단협 진행 ▲수주확보노력 등에 합의하면서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회사는 노사합의를 뒤집고 2010년 내내 구조조정을 외치며 울산공장폐쇄, 설계부문 분사를 강행했다. 이에 항의하는 지회의 투쟁은 1년 내내 계속됐다. 2009년 임단협교섭은 2010년 7월15일 개최된 17차 본교섭이 마지막이었다. 2010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실무협의를 통해 쟁점을 좁히려던 지회의 노력은 ‘30%인력감축, 임금 삭감, 단협개악’를 여전히 주장하는 회사의 ‘불통’에 막혔다.
52차 교섭, 진전없어…SPX 현장위원회
2009년 출범한 정관지역지회 SPX 현장위원회는 2011년 1월26일 회사와 52차 교섭을 가졌다. 그러나 노동조합활동 등 16개 항목에 대해 회사는 ‘더이상 내놓을게 없다’며 배짱을 튕기고 있다. SPX 현장위원회(현장대표 정응호)는 2009년 5월1일 금속노조에 가입한 뒤 그해 7월22일 조합원 11명이 몽땅 해고됐으나 결연한 투쟁과 지방노동위원회의 복직판정으로 2010년 1월1일 복직했다. 회사는 어쩔수 없이 단체교섭을 하고는 있으나 근로기준법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PX 현장위원회는 회사에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며 작년 하반기 출퇴근 선전전과 부분파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정응호 현장대표를 전환배치시키고, 부분파업하는 날은 조합원들에게 잔업을 안시키는가 하면, 회사 앞에 걸어놓은 현수막까지 몰래 잘라내고 있다. 현장위원회는 조합원 토론회를 거쳐 설날 후 투쟁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풍산마이크로텍, 조합원 175명으로 늘어나
풍산마이크로텍의 사업장 보충교섭은 2010년 4월14일 상견례를 가지면서 시작됐다. 풍산마이크로텍지회(지회장 문영섭)는 현장직원 209여명 가운데 23명이 지회를 구성하고 매년 임단협 및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해왔다. 비록 소수의 조합원이지만 2010년에는 회사가 지부 집단교섭에 참가하도록 만드는 등 끈질긴 투쟁을 벌여왔다. 2010년 임단협 사업장 보충교섭도 작년 추석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매각설과 약속한 전임자임금지급 문제를 회사가 어기면서 투쟁이 장기화 됐다.
지난해 12월29일, 풍산그룹은 노조와 협의도 없이 (주)하이디스 (대표이사 곽진기. 인천. 휴대폰 키패드 생산)에 풍산마이크로텍 주식지분 57.2%를 24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소식이 발표되자 현장노동자 155명이 금속노조에 대거 가입해 조합원이 23명에서 17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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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의 '비밀매각'에 항의하며 풍산 서울 본사에서 1인 시위중인 풍산마이크로텍 조합원. |
회사가 일방적으로 매각을 발표하고 인수자가 경영상태가 불안한 (주)하이디스로 밝혀지자 고용불안과 퇴직금 정산 등 위기를 느낀 비조합원들이 대거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지회는 ▲고용승계 ▲노조와 단체협약 승계 ▲70억원에 이르는 퇴직금 중간정산 확보 ▲2010년 사업장 보충교섭 마무리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해 풍산그룹본사가 있는 서울로 상경투쟁을 벌이는 한편, 인수자인(주) 하이디스를 상대로 현안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설날이 지나면 매각에 따른 현안문제해결을 위해 새로 가입한 조합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
올해는 설날도 넘기는 신신기계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겨울눈 내릴 때까지 천막농성을 한 신신기계의 교섭도 예년과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신신기계는 2010년 4월12일 첫교섭을 가졌고 2011년 1월28일까지 37차례의 교섭을 가졌다. 회사는 소위 ‘타임오프’와 관련해서 ‘법대로’만 외치고 있다. 게다가 지회에 ‘무쟁의선언‘까지 요구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신신기계현장위원회는 그동안 회사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부분파업과 사장집 앞 선전전을 해왔다. 투쟁과 교섭이 길어지자 조합원들은 설날이 지난 2월 9일 결의대회를 갖고 새로운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