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델파이 국내 지분 매각이 재개될 예정이다. 금속노조 한국델파이지회(지회장 홍주표)는 한국델파이 국내 주주협의회가 14일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주협의회는 지난해 5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지회가 노조 측과 상의 없는 일방적 매각을 반대하며 현장실사를 저지함에 따라 이를 연기했었다. 결국 산업은행 등 매각주간사는 현장 실사 없이 금융감독원 자료 등을 토대로 실사를 진행한 뒤 매각공고를 강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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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와 진천 한국델파이 노동자들은 지난 6월 25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노조 사전 동의 없는 일방적 매각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한국델파이는 미국 델파이사와 1984년 ㈜대우가 50대 50으로 합작해 설립된 자동차 부품사다. 대우그룹의 해체로 현재는 과거 대우계열이었던 대우차, S&T,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등이 50%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종업원 수는 총 2천명에 달한다.
한국델파이는 지난 2008년에도 매각이 추진된 적이 있으나, 미국 델파이가 사업부 분할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 걸면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S&T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었다. 이에 따라 이번 매각에도 S&T그룹이 인수전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T는 2000년대 들어 통일중공업, 대화브레이크, 대우정밀, 효성기계 등을 인수하며 자동차 부품 전문그룹으로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분위기다.
한편 S&T그룹사들은 하나같이 민주노조와의 갈등이 극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남의 S&Tc, S&T중공업, 부산 S&T대우, S&T기전 등 금속노조에 소속된 S&T그룹사 노동자들은 지난해 집단교섭 참가 약속 파기, 단협개악, 징계 및 고소고발, 각종 폭력행위와 같은 지독한 노조탄압 때문에 공동투쟁에 나서야 할 정도였다. 한국델파이지회가 이번 매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각과 관련된 지회의 요구는 △고용 및 단체협약 승계, 구조조정 금지 △인수 후 3년간 자본구조변경 금지 및 자산처분 금지 △매각 성과급과 위로금 지급 △악질자본, 투기자본으로의 매각 금지 등이다. 조태엽 한국델파이지회 사무장은 “2000년 대우차 부도사태로 5백여명이 희망퇴직을 하는 등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살려 놓은 회사인 만큼, 노동조합이 매각에 개입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지회는 18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 앞 상경투쟁을 통해 이 같은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